15일 BTS의 단체 활동 중단 소식이 전해진 후 하이브의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하이브는 전일 대비 22.80% 떨어진 14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주가는 장 초반 한때 전 거래일 대비 27.98% 하락한 13만9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는데요. 불안한 투자자들은 하이브의 주가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BTS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였습니다. 2020년 상장 당시 BTS가 하이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7%에 달했습니다. 상장 이후 매출 비중을 따로 집계하고 있지는 않지만,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하이브의 영업이익 중 BTS가 소속된 빅히트뮤직의 영업이익이 67%에 달한다고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그 높은 의존도가 호재로만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하이브의 주가는 BTS의 군 입대 이슈가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꾸준히 하락세를 탔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34만9000원에서 14일 기준 19만3000원으로 주가가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맏형 진이 올해 안에 입대해야 하고, 다른 멤버들도 줄줄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만큼 활동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죠.
최근 증권가는 BTS의 해외 투어 스케줄 발표 등을 예상하며 하이브의 실적 개선을 전망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예상치 못한 단체 활동 중단 선언은 군 입대라는 잠재적 악재를 뛰어넘는 대형 악재가 됐습니다.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만에 2조2000억 원 넘게 증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상장 당시부터 제기됐던 BTS에 대한 높은 의존도 문제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하이브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3160억 원이지만 단체 활동 잠정중단 및 월드투어 관련 불확실성으로 영업이익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회사 가이던스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은 2700억 원 수준으로 기존 추정치 대비 17% 감소한 수준”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하나금융투자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BTS 멤버들이 군 입대 등 활동 공백을 가질 경우 내년 하이브의 연간 매출이 7500억 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내년 음반과 투어는 약 5000억 원, MD(관련상품) 등 간접 매출은 약 2500억 원 감소한다고 내다봤습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도 기존 990억 원에서 710억 원을 낮춰잡았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BTS가 예고한 솔로 활동이 실적 감소의 일부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BTS는 단체 활동을 중단한 후 멤버별 솔로 음악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멤버 제이홉의 솔로 앨범 발표를 시작으로 멤버들은 개인 활동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이 연구원은 “솔로 앨범만으로 100만 장 이상 판매 가능한 탄탄한 팬덤을 보유해 하이브 타 아티스트 성장과 함께 음반 판매량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올해 1개 이상의 솔로 앨범 발표 가능성이 있으므로 실적 하향의 일부는 상쇄할 것”이라며 “내년 BTS의 공백을 감안한 투자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