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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Ⅱ]①치솟는 금리…부실기업 줄도산 우려 ‘위험한 부메랑되나’

입력 2022-06-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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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미국 물가 충격 여파로 하락하며 2490선으로 하락 마감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1.54포인트 하락한 2492.97을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19포인트 하락한 823.58을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0원 오른 1286.4원에 마감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스마트폰 부품 기업 A사는 요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재봉쇄로 고객사가 스마트폰 생산량을 줄인 가운데 대출금리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제품을 공급하고 대금을 받아야 대출도 갚고 내년 투자도 진행하는데, 자금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A사 관계자는 “임금이 밀리는 것을 떠나 공장 문을 닫진 않을까 걱정이다”라면서 “가뜩이나 어려운데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밝을 것이란 소식에 돈 구할 길이 막막하다”라고 토로했다.

미국에 사는 거인의 진격(자이언트 스텝)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에 기업들의 얼굴에도 주름살이 늘고 있다. 부채비율이 높거나 빚으로 살아가는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기업부채가 한국경제의 또 다른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가는 코스피 상장기업은 165곳으로 나타났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가면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으로 여긴다. 완전잠식 상태인 쌍용차를 비롯해 티웨이항공(7350%), 롯데관광개발(2968%), 아시아나항공(2811%), CJ CGV(1943%), 하나투어(1204%) 등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업종들의 부채비율이 상당했다. 효성화학(576%), 대우조선해양(523%) 등 제조업들의 부채비율도 높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부채 비율은 97.3%에서 97.7%로 소폭 상승했다. 제조업(69.6%)·대기업(87%)의 부채비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문제는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을 밝으면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고 국내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고 금리가 급등하면 대출자들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지고 기업들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 소비와 투자, 실적에 악영향을 끼쳐 경기도 둔화된다.

미국의 금리인상 보폭은 넓고 빨라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 스텝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페드워치를 통해 연준의 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종전 30%대에서 90% 이상으로 올렸다. 0.75%포인트 금리인상은 지난 1994년이 마지막 사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버블이 커지는 과정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건 적자기업들이다. 조달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며 “한계기업, 저신용등급 기업,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향 매출이 높은 기업들은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뇌관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한 해에 벌어들인 돈보다 갚아야 할 이자가 더 많은 한계기업, 이른바 ‘좀비기업’ 비중은 한은 추산 15.3%로 201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분석한 상장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18.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3.4%보다 높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상위 5개 기업집단(삼성·SK·현대차·LG·롯데)의 작년 말 은행권 신용공여액과 총차입금은 각각 138조2000억 원(전체의 49.9%)과 320조 원(58.6%)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조4000억 원, 19조2000억 원 증가했다. 기업 실적이 작년 하반기부터 다시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제조기업의 원자재 비용 부담이 대출 증가로 이어졌다.

김준수 키움증권 연구원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 증가와 더불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둔화 등으로 상환 능력이 저하되는 가운데 금융기관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비금융산업의 리스크가 금융기관에 전이될 가능성이 점차 부각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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