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깨웠다며 교사 찌른 고등학생…변호인 “단순 화 때문”

입력 2022-06-14 17:10수정 2022-06-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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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교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고등학생 A(18)군이 4월 15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A군은 지난 13일 인천시 남동구 한 직업전문학교에서 교사 B(47)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인천의 한 직업전문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잠을 깨웠다며 40대 교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진 고등학생이 법정에서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흉기로 찌른 것은 인정하지만 살해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고교생 A(18)군의 변호인은 14일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하고 나머지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며 “단순히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 가운데 학생 2명과는 합의했다”며 “피고인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점 등을 참작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군도 “친구들을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며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다치게 했다”고 밝혔다.

A군은 4월 13일 오전 10시 30분께 인천시 남동구에 있는 직업전문학교에서 교사 B(47)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하고 C(18)군 등 동급생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B 교사는 가슴과 팔 등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A군을 말리던 C군 등 동급생 2명도 손을 다쳐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다.

A군은 게임 콘텐츠와 관련한 수업 시간에 잠을 자다가 B 교사가 꾸짖자 인근 가게에 가서 흉기를 훔쳤고, 20∼30분 뒤 교실로 돌아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학교 건물 1층에 있던 A군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군이 다닌 직업전문학교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위탁 교육을 하는 기관이다.

교사를 상대로 한 학생들의 폭행과 흉악 범죄는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다

학생들의 교사 폭행 사건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의 ‘교육활동 침해 현황’에 따르면 2017∼2021년 5년 동안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사 상해·폭행 사건은 총 888건에 달한다. 연도별로 △2017년 116건 △2018년 172건 △2019년 248건 △2020년 113건 △지난해 239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 교육활동이 원활하지 못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사실상 매해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 조치로 대면수업이 활성화하면서 교사 상해·폭행 사건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학교 현장에서도 교사들은 학생 생활지도와 학부모와의 관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달 교원 843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교권 하락과 사기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문제행동·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24.6%),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2.1%)가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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