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품가격 폭등세 다음 타자는 ‘쌀’?…가격, 5개월 연속 상승

입력 2022-06-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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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쌀 가격 5개월 연속 올라 1년 만 최고치
태국·베트남, 쌀 수출가 인상 협정 체결
인도 수출 금지 가능성 촉각
전문가 “비싼 밀이 쌀로 대체되면 수요 증가할 것”

▲사진은 인도 모리가온의 한 논에서 2월 23일 농부들이 모종을 심고 있다. 모리가온/신화뉴시스

글로벌 식품 가격이 폭등하면서 각국이 최근 수개월간 식량보호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밀과 옥수수 등이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엔 쌀이 다음 타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밀과 기타 곡물, 육류, 식용유에 이르기까지 많은 식품 가격이 폭등한 상태다.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국제 밀 가격은 현재 부셸당 10.8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2월 말까지만 해도 8달러를 밑돌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하면서 급등했다. 지난달 기록한 최고가인 1277달러에서 소폭 내려온 밀 가격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속에 이번 주 다시 오름세다.

전쟁 직전 부셸당 7달러를 넘지 못했던 옥수수 가격은 8달러를 오르내리고 있고, 같은 기간 설탕 가격은 파운드당 18센트에서 지금은 19~20센트를 넘나드는 등 다른 식품 가격도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치솟는 가격에 인도는 밀, 우크라이나는 밀과 귀리, 설탕, 인도네시아는 팜유에 대한 수출을 각각 금지하는 등 곳곳에서 보호주의는 계속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쌀 가격도 상승하면서 곡물 시장에 긴장감을 주고 있다. 이미 지난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5월 식량가격지수에서 국제 쌀 가격은 5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5월 기록한 100파운드당 17.8달러는 1년 만에 최고치이기도 하다.

이에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에선 움직임이 바빠졌다. 태국과 베트남은 지난달 말 자국민 농민 보호를 목적으로 쌀 수출 가격을 인상하기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두 나라는 각각 세계 2, 3위 쌀 수출국이다. 태국 정부 대변인은 “쌀 가격을 올리고 농민 소득을 높이며 세계 시장에서 협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쌀값은 20년 넘게 저렴한 상태를 유지했지만, 생산원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쌀 가격을 인상하기 위해 카르텔을 설립하려는 이런 움직임은 글로벌 식량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구매자와 소비자 모두에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인도에선 밀 수출 금지에 놀란 무역상들이 최근 2주에 걸쳐 3개월 치 쌀 100만 톤을 미리 사들였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인도는 중국과 함께 세계 양대 쌀 생산국으로, 두 나라는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쌀이 식량대란의 새로운 품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상대적으로 아직 가격이 급등하지 않은 쌀이 대체재로서 관심을 받게 되면 밀이나 옥수수처럼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의 데이비드 라보드 연구원은 “인도가 밀과 설탕, 그다음을 생각함에 따라 향후 몇 주 안에 쌀에 대한 수출을 금지할 가능성이 염려된다”며 “이는 주요 수출국들엔 예상치 못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델리에 있는 한 무역상은 “인도산 쌀은 다른 나라보다 30% 이상 저렴하다”며 “인도가 수출을 제한하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가난한 구매자들이 매우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쌀 구매를 서두르는 이유”라고 밝혔다.

노무라증권의 소날 바르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밀 가격이 상승하면 밀이 쌀로 대체돼 수요가 증가하고 기존 재고가 줄어들 수 있다”며 “앞으로는 쌀 가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보호무역주의 조치는 전 세계 가격 압박을 가중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각국으로부터 더 많은 보호무역주의가 나타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현재 세계 쌀 재고가 충분하고 인도에선 올여름 수확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쌀 가격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낮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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