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절반,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어려워…최저임금 부담 여전"

입력 2022-06-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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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자영업자 대상 최저임금 의견 조사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종업원이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자영업자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으로 고충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13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벌인 '최저임금 및 근로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절반(51.8%) 이상은 현재 최저임금(시급 9160원)이 경영에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반면 최저임금 부담이 없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14.8%에 그쳤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분위기에 외식 수요와 여가·문화 생활도 증가하고 있지만 기대와 달리 자영업자의 절반(53.2%)은 올해 경영 실적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만큼 회복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직원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자영업자의 42.6%는 현재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답했고, 1~5% 미만 인상 시 11.2%, 5~10% 미만 인상 시 11.2%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최저임금이 인상돼도 고용을 포기하거나 해고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4.8%에 그쳤다.

또 최저임금이 올라도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자영업자의 응답은 17.6%에 불과했다. 반면 자영업자의 18.6%는 현재도 이미 판매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 미만 최저임금 인상 시 19.8%가, 5~10% 미만 인상될 경우 23.4%가 가격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은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현재 가격 인상 예정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5.9%, 1~5% 미만 인상할 경우에도 25.9%에 이르러, 외식 및 숙박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부담이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폐업을 고려하겠냐'는 질문에는 이미 현재도 한계 상황이라는 답변이 24.0%에 달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이 40.0%나 한계 상황에 처해있다고 응답했고, 숙박·음식점업(28.4%)이 그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냐'는 질문에는 69.2%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반영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6.4%에 불과했다.

내년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동결이 42.8%로 가장 높았으며,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13.4% 차지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는 나 홀로 사장의 57.1%도 동결 또는 인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가장 고려돼야 할 중요한 요인으로는 '기업지불능력'(29.6%)이 꼽혔으며, '경제성장률'(19.6%)과 '고용상황'(16.6%)이 뒤를 이었다.

현행 최저임금 제도와 관련해 가장 시급하게 개선될 과제로는 '업종별·지역별 등 차등적용'이 24.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자제'(23.2%),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보완'(19.8%) 순이었다.

자영업자의 기타 경영 부담 요인으로는 '원재료값 등 물가상승'이 52.0%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전경련은 연초부터 식자재 가격 급등, 인건비 상승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대응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고, 최근 5년간은 최저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6배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인상돼 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이 돼 왔다"면서 "특히 지금과 같이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상승을 더욱 악화시키고, 영세 자영업자는 한계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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