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범죄도시2' 1000만 눈앞, 열광 이유는?

입력 2022-06-10 12:30수정 2022-06-1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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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2' 포스터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범죄도시2’가 큰일을 해낼 듯합니다. 10일 오전 973만 관객을 기록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초로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요. 영화계에서는 예상 시점을 일요일인 12일 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간 영상 콘텐츠의 주도권이 OTT로 이동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는데요. 우주SF물 ‘승리호’, 누아르물 ‘낙원의 밤’, 액션스릴러물 ‘야차’처럼 애초부터 극장 개봉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던 한국의 장르 영화마저 넷플릭스 공개를 택하면서 이런 전망은 기정사실로 되는 듯했죠.

‘범죄도시2’의 맹활약으로 상황이 순식간에 반전된 것, 여러분도 느끼시나요? 이 타격감 좋고 시원시원한 액션영화 한 편이, 엔데믹 시대의 극장 영화가 다시금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다는 증거를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미도’부터 ‘명량’까지…‘1000만 관객’은 영화계 호황의 상징

한국 영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은 2003년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인데요. ‘방화’ 취급받던 한국 영화의 위상변화를 확실히 느낄 수 있게 된 시점이었죠. 충무로의 제작자를 중심으로 운영된 토종 영화사 시네마서비스가 배급을 맡고 설경구, 안성기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가 합류하면서 성공을 거뒀습니다. 최종 관객 수는 1108만 명이네요. 시네마 서비스는 2005년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로 연이어 1051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전성기를 구가합니다.

시대의 변화가 감지되는 건 대략 봉준호 감독의 ‘괴물’ 부터일 겁니다. 2006년 개봉해 1091만 관객을 동원한 ‘괴물’의 투자배급은 쇼박스가 맡았습니다. 쇼박스는 2004년 1174만 관객을 동원한 ‘태극기 휘날리며’ 공동배급을 시작으로 ‘도둑들’, ‘암살’, ‘택시운전사’같은 한국 상업영화를 내놓으며 ‘1000만 배급사’로 입지를 굳히는데요. ‘충무로의 안목과 도전정신’을 넘어 ‘대기업의 기획력과 자본력’으로 승부하는 영화들이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거죠.

2009년 CJ ENM이 투자배급한 ‘해운대’가 1132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대기업 중심의 흥행 시스템은 더욱 공고해집니다. CJ ENM은 이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까지 칸영화제를 휩쓴 작품을 투자배급 합니다.

▲'명량' 포스터 ( CJ 엔터테인먼트)

2010년대는 한국 영화의 전성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도둑들’,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 ‘변호인’ 등 수많은 작품이 1000만 명을 불러 모았습니다. 이후 어마어마한 기록이 나오는데요. 무려 1761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쓴 ‘명량’입니다. 5100만 국민 3명 중 1명이 봤다는 말이 되겠네요. 영화표 매출액만 1357억 원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매출액 최고 작품은 '명량'이 아닙니다. 2019년 개봉한 '극한직업'입니다. 1396억 원을 벌어들였네요. 관객 수는 2014년 개봉한 '명량'보다는 적은 1626만 명이지만, 5년 동안 영화표 값이 오른 영향이 있는 것이겠죠.

이후로도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 ‘부산행’, ‘택시운전사’,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이 기록을 이었네요. 팬데믹 이전 마지막 1000만 한국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입니다.

해외 작품 중에서도 1000만 영화는 여럿 나왔죠. 2009년 1333만 관객을 동원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이 작품을 제대로 즐기려면 3D 안경을 써야 했던 것, 기억 하실 겁니다. 2014년에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가 기록을 썼고요.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는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인피니티 워’, ‘엔드게임’ 등이 10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팬데믹 직전까지 ‘알라딘’, ‘겨울왕국2’도 같은 기쁨을 누렸네요.

1000만 눈앞에 둔 ‘범죄도시2’ 매력은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기생충’의 영광 직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극장 영화는 2년 넘게 암울한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이 맥을 경쾌하게 끊어내고, 이번 주말 역사적인 1000만 영화 반열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이는 의미 있는 작품이 바로 ‘범죄도시2’인데요. 관객들이 이토록 ‘범죄도시2’에 열광한 이유는 뭘까요?

‘보복관람’의 영향을 빼놓고 이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겁니다. ‘보복소비’의 영화 버전인데요. 감염병 위험으로 맘 놓고 찾지 못했던 극장으로 관객들이 우르르 몰려온다는 의미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1만 명 아래로까지 떨어지면서 확연한 안정세를 보인 지난 5월, 실제로 무려 1450만 명이 극장을 찾았습니다. 지난 달의 4.6배로 급증한 건데요. 관객은 ‘범죄도시2’, ‘닥터 스트레인지2’, ‘배드 가이즈’ 등을 재미있게 관람했다고 하네요.

‘범죄도시2’ 라는 작품 자체의 매력도 물론 빼놓을 수 없겠죠. 무엇보다 주연배우 마동석을 향한 우리 관객의 신뢰가 무척 단단해 보입니다. ‘부산행’을 시작으로 ‘두 남자’, ‘범죄도시’, ‘챔피언’, ‘동네사람들’, ‘성난황소’, ‘악인전’, ‘나쁜 녀석들: 더 무비’까지… 끊임없이 액션 한 우물을 파는 지구력을 보여준 덕일 텐데요. 시원한 타격감, 정의로운 응징 등이 공통 키워드로 꼽히며 ‘마동석이라는 장르’라는 말까지 생겨났죠. 배우가 하나의 영화 장르처럼 인식되는 경우는 전례 없는 일입니다.

▲'범죄도시2' 스틸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범죄도시’라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믿음 또한 짚어볼 만한 이유입니다. ‘범죄도시’라는 제목이 낯설었던 2017년 개봉한 1편은 특유의 액션 쾌감으로 688만 관객을 동원하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윤계상은 잔혹한 범죄자 장첸 역할을 맡아 “니, 내 눈지 아니”라는 명대사를 만들어냈죠. 2편에서는 감독이 교체됐지만, 관객에게는 ‘범죄도시’ 시리즈가 줬던 긴장감과 쾌감이 그대로 이어질 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여기에는 장원석 대표가 이끄는 제작사 B.A 엔터테인먼트의 역할도 큽니다. ‘범죄도시’와 ‘범죄도시2’ 제작사로 이름을 올린 이 영화사는 마동석과 함께 ‘악인전’, ‘성난 황소’ 등 액션 영화를 다수 제작한 ‘짬바 가득한’ 곳입니다. 반복적인 장르영화 제작 훈련을 거쳐 감수성이 기민한 관객층의 불편감은 최소화하고, 반대로 예상가능한 쾌감은 더욱 극대화하는 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운도 좋았다고 할까요. ‘범죄도시2’의 빌런은 배우 손석구입니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시청자들에게 뜨겁게 추앙받은 그로서도 정말 기막힌 개봉 타이밍일 텐데요. 통상 영화 기획, 캐스팅, 촬영, 후반작업, 개봉까지 2~3년 이상 소요되는 데다가 코로나19로 개봉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웠던 것까지 고려하면, 드라마에서 인기를 누린 배우의 영화가 동시에 극장에서도 개봉하는 건 ‘운이 좋았다’고 할 수밖에 없어 보이네요. ‘될놈될’인 거죠.

‘범죄도시2’의 매출액은 지난 9일 10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번 주말 다시 한번 새로운 기록을 쓸 테니 최종 스코어가 어느 정도 될지도 아직은 점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관객에게 극장으로 가는 재미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 고마운 영화라는 점은 이미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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