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 속 신용거래융자잔고…국내 증시 반등 발목 잡는다

입력 2022-06-0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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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 및 신용융자잔고 추이. 자료=키움증권
국내 증시가 최근 다시 늘기 시작한 신용거래융자잔고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글로벌 긴축 기조와 경기 둔화 우려로 약세장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한 ‘빚투’로 인한 반대매매가 주가 반등을 억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의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7일 기준 21조711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1조 원대를 기록하던 지난해 2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3000선을 돌파하던 무렵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지수가 약세장에 접어들었음에도 과거 강세장 때와 같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신용융자잔고는 지난해 정점을 찍은 후 올해 2월 20조 원대로 떨어지는 등 감소세를 이어왔으나 이후 다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 매월 말을 기준으로 1월 21조6729억 원, 2월 20조8969억 원, 3월 22조427억 원, 4월 22조2616억 원, 5월 21조5646억 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9월 13일 고점(25조6540억 원)과 대비해서는 약 16% 가량 내린 수준이나 코로나19 발발 전인 2019년 줄곧 10조 원 대 안팎을 기록했던 만큼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시가총액 대비 신융융자잔고의 비율로 봐도 코로나 이전 코스피는 평균 0.3% 수준을 기록했으나 현재는 0.6%로 훌쩍 오른 상태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투기성이 짙은 만큼 주가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로 지목된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잔고로, 아직 상환되지 않은 주식을 말한다. 신용거래로 빌린 돈을 통한 투자는 강세장에선 유동성을 뒷받침하나 약세장에선 하방 위험을 키운다. 주가가 일정 담보비율을 하회하면 증권사의 반대매매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대매매 규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올해 1월부터 지난 7일까지 하루 평균 1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78억 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미수거래는 증권사에서 초단기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다시 갚아야 하는 자금으로, 투자자가 대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처분하게 돼 큰 손실을 얻게 된다.

그동안 주식시장이 신용잔고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 감소해야 반등하는 패턴을 보였던 만큼 최근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인 신용융자잔고가 증시의 반등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사례를 살펴보면 주식시장이 하락하는데 레버리지성 자금이 유입되는 등 시가총액 감소폭에 비해 신용융자잔고의 감소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수급 상으로 신융거래융자잔고의 부담이 전반적인 증시 반등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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