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의 딜레마...돈바스 최대 격전지서 후퇴하나

입력 2022-06-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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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의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전투를 하고 있다. 세베로도네츠크/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딜레마에 빠졌다. 동부 돈바스 지역의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러시아군과의 전투가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술적 후퇴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세베로도네츠크와 강 건너 지역이 러시아의 맹폭으로 초토화됐고 민간인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돈바스 의 분리주의 세력 장악 지역인 루한스크 내 세베로도네츠크를 포위하고 집중 포격을 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로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세베로도네츠크는 루한스크에서 러시아군에 함락되지 않은 유일한 지역으로 러시아군에 넘어갈 경우 루한스크가 사실상 완전히 러시아 수중에 들어가게 된다.

러시아군이 한때 세베로도네츠크 영토 80%를 장악했지만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 내부에서는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전략적으로 일시 후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익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은 NYT에 “우리쪽에서 상당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 지도부가 전술적 후퇴를 왜 명령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세베로도네츠크 상황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전투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평지에서 고지대로 잠시 후퇴했다가 추후 도시 탈환을 도모하는 일은 버티는 것보다 더 어렵고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사기 저하도 우려점이다. 러시아군 피해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시가전을 이어가 더 타격을 가하고 러시아군의 사기를 끌어내리는 게 가치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를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천명한 점도 후퇴를 어렵게 한다. 그러나 젤렌스키가 밝힌 것처럼 러시아 침공 이후 매일 최대 100명의 우크라이나 병사가 사망하고 있다. 부상자는 하루 500명에 달한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군 포로가 6489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딜레마’에 빠진 상황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보기 드문 경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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