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보다 못 버는 사장 수두룩…차등 적용하라” 거리 모인 소상공인

입력 2022-06-0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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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연, 8일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
“생산성·지불 능력 따라 차등 적용 필요해”

▲소상공인연합회는 8일 오후 서울특별시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을 주장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본격적인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앞두고 ‘차등 적용’을 요구하는 소상공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서울 여의도에서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 대회를 열고,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을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오세희 소공연 회장을 비롯해 소공연 소속 회원 단체와 소상공인·자영업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세희 회장은 이날 대회사를 통해 “현행 최저임금 제도는 사용자의 지불 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미 우리나라 소상공인 25%는 최저임금보다도 적은 돈을 번다”면서 “차등 적용은 공정하지 못한 환경에서 취약한 사용자의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최후 보루”라고 강조했다.

현행 최저임금법 4조1항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근로자의 최저 생활 수준을 지켜준다는 법안의 본래 취지에 따라 88년 이후 35년간 일괄 적용됐다. 소상공인·자영업 업계는 코로나19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차등 적용이 도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경재 대한숙박업협회장은 “경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숙박 및 음식점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40.2%이지만, 정보통신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1.9%에 불과하다”면서 “이렇게 생산성이 차이 나는데 최저임금은 동일하다. 이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전국에 셀프주유소가 빠르게 늘어, 2019년 34.2%였던 셀프 주유소 비율이 45%을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셀프 주유소 전환 비용 적지 않게 들지만, 이를 도입하는 건 최저임금의 상승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은 결국 고용 감소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선심 대한미용사회중앙회장은 “현행 단일 최저임금제하에서는 과도하게 높은 임금이 적용돼 초보 미용 기능인을 고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미용업은 도제 시스템으로 기능인을 키워 성장해온 산업인데 그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산에서 삼겹살집을 22년간 운영하는 정동관 소공연 안산지부 회장은 “현행 일률적인 최저임금 제도에서는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어렵다”면서 “백년 가게로 이름 남길 수 있도록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고 했다.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는 “무인 시스템이 근로자들을 대체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면서 ”코로나와 물가 상승 등으로 어려운 이 시기에 아무런 대책 없는 최저임금 인상은 결국은 우리에게 근로자를 줄이고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라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소공연 측은 이날 소상공인과 대기업이 최저임금을 다르게 체감한다는 걸 뜻하는 ‘최저임금 체중기’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기업 경영자 캐릭터가 최저임금 체중기에 올라서자, 체감 무게가 10㎏으로 나타났으나, 소상공인 경영자 캐릭터가 최저임금 체중기에 올라서자 체감 무게가 100㎏로 표시됐다.

한편 오는 9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논의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 회의가 열린다. 노사는 지난 2차 전원 회의에서도 차등 적용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아울러 노동계는 임금 노동자 평균 가구의 적정 생계비가 월 약 247만 원이라며, 최저임금의 3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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