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세계 최대 규모 주4일제 근무 실험 시작

입력 2022-06-07 15:30수정 2022-06-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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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개 기업, 임금 삭감 없이 6개월간 주4일제 진행
3300명 근로자가 실험 참여
“코로나19 이후 기업 경쟁력은 ‘삶의 질’에 있어”
스페인·스코틀랜드서도 실험 진행 예정

▲5월 25일 영국 웨스트 드레이턴의 한 피시앤칩스 가게에서 주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웨스트 드레이턴/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런던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주 4일제 근무 실험이 시작됐다. 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수천 명의 근로자가 이날 6개월간 급여 삭감 없이 일주일에 4일 근무하는 체제에 돌입했다. 금융 서비스 회사에서 피시앤드칩스 매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총 70개 회사가 참가한다. 해당 근로자는 약 3300명에 달한다.

이번 실험은 비영리단체 ‘포 데이 위크 글로벌(4 Day Week Global)’과 ‘포 데이 위크 UK 캠페인’, 영국 싱크탱크 오토노미 그리고 케임브리지대학교와 옥스퍼드대학교, 미국 보스턴칼리지 연구진이 함께 기획하고 진행한다. 연구원들은 새로운 근무 패턴이 일의 생산성·양성 평등·환경·노동자 복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할 계획이다.

실험 기간 노동자들의 업무 시간은 평소 수준의 80%로 줄어들지만, 급여는 줄지 않는다. 실험 기획자들은 업무 시간은 줄더라도 생산성은 100%, 즉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 데이 위크 글로벌에 따르면 이미 여러 국가에서 노동 일수를 단축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원격 근무를 경험하면서 업무 환경의 유연성에 대한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출퇴근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등 노동 일수 단축의 장점을 경험했다고 CNN은 설명했다.

실험에 참여하는 런던 독립 양조장인 프레셔드롭브루잉의 시에나 오루크 브랜드 매니저는 실험 참여의 가장 큰 목표는 “직원의 정신 건강과 웰빙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우리는 일 그리고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꾸려나가는 방식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이했다”며 “직원의 삶을 개선하고 세상의 진보적인 변화의 일부가 되고자 참여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영국 실험 전까지는 아이슬란드의 주 4일제 실험이 가장 큰 규모였다. 아이슬란드에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2500명의 공공 부문 근로자들이 참여하는 주당 근무 시간 단축 실험을 진행했다. 당시 실험에서는 참가자들 사이에 생산성 저하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직원 복지도 극적으로 개선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오코너 포 데이 위크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주 4일제에서도 더 짧은 시간 안에 성과 집약적으로 일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대유행을 지나면서 많은 기업이 이제 경쟁 우위를 가지려면 노동 시간 단축, 성과에 집중한 업무 등 직원들의 삶의 질을 공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올해 말 스페인과 스코틀랜드에서도 정부가 지원하는 실험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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