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 즉위 70주년...찰스 왕세자 “엄마는 역사를 쓰고 있다”

입력 2022-06-06 16:37수정 2022-06-0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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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위 70주년 행사 마지막날 공개석상 모습 보여
여왕 “가족 지원 받아 최선 다해 국민 섬기는 데 전념”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5일(현지시간)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군중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런던/AP뉴시스

올해 96세인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즉위 70주년 기념행사가 나흘간 성대하게 치러졌다. 행사 마지막 날인 5일(현지시간) 대중 앞에 선 여왕은 앞으로도 자신의 임무를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5일(현지시간)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초록색 옷을 입고 지팡이를 짚고 버킹엄 궁 발코니에 나타나 손을 흔들며 나흘간 성대히 치러진 '플래티넘 주빌리'의 마지막을 지켰다. 버킹엄 궁 앞 도로를 가득 채운 관중들은 여왕이 나타나자 환호하고 영국 국가 '하느님, 여왕을 지켜 주소서'(God Save the Queen)를 불렀다.

4일간의 행사 중 여왕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세 번째다. 여왕은 첫날 군기분열식 때 발코니에 나와서 두 차례 인사하고 저녁에 윈저 성에서 불 켜는 행사에 참석한 뒤엔 일정을 모두 취소해서 건강에 관한 우려를 키웠다.

여왕은 성명을 내고 "여왕으로서 즉위 70주년을 맞으니 이를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에 관해 따를 만한 안내서가 없다"면서 "정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운을 뗐다. 영국 역사상 자신보다 오래 재위한 군주가 없으니 즉위 70주년 기념행사도 참고할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여왕은 이어 "모든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으나 마음은 여러분 모두와 함께했다"면서 "가족의 지원을 받아 최선을 다해 국민을 섬기는 데 전념할 것"이라면서 재위 의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진보 성향인 가디언지는 플래티넘 주빌리 이후에 관한 분석 기사에서 여왕이 임무를 많이 나눠주겠지만, 왕위 승계는 여왕 사후에나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5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70주년 기념 행사에 등장한 황금 마차(Gold State Coach)에 대관식 당시 여왕의 젊은 모습이 담긴 홀로그램이 비쳐지고 있다. 런던/AP뉴시스

이날 런던 중심부에서는 여왕 즉위 후 70년간 영국 현대사를 보여주는 참가자 1만 명, 3㎞ 길이의 화려한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여왕이 대관식 때 탔던 황금 마차(Gold State Coach)가 20년 만에 등장했다. 260년 된 이 마차에는 마치 여왕이 타고 있는 듯 대관식 때 여왕의 젊은 모습 홀로그램이 비치면서 퍼레이드 절정을 나타냈다.

▲엘리자베스 2세(앞줄 왼쪽 3번째) 영국 여왕이 즉위 70주년 기념행사 마지막 날인 5일(현지시간) 가족과 함께 런던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군중에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며느리인 콘월 공작 부인, 장남인 찰스 왕세자, 여왕, 증손주인 조지 왕자, 샬롯 공주, 루이스 왕자. 뒷줄은 손자인 윌리엄 왕세손과 그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 런던/AP뉴시스

전날 아들 찰스 왕세자는 런던 버킹엄 궁 앞에서 열린 콘서트가 끝난 뒤 연단에 올라 "엄마, 여왕 폐하"로 운을 띄운 뒤 "당신은 어려운 시기 우리와 함께했다. 함께 웃고 울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70년 동안 우리를 위해 있어 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계속 역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74세 왕세자의 "엄마가 역사를 쓰고 있다"는 말에 2만2000여 명의 군중이 환호했다.

WSJ는 4일간의 행사에서 여왕이 매번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즉위 70주년 행사가 성대하게 치러진 것은 영국 내 여왕의 존재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전역에서는 7만 개가 넘는 만찬과 파티가 열렸고, 여기에는 1200만 명가량이 참석했다. BBC에 따르면 전날 '플래티넘 주빌리' 콘서트 시청자 수는 약 13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영국 전체 인구는 약 6800만 명정도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즉위 70주년 행사에 앞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62%가 입헌 군주제 유지를 찬성했다. 선출된 국가 원수가 국왕을 대체해야 한다고 응답한 영국인은 22%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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