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안먼 사태 33주년 맞아 베이징 ‘삼엄한 경계’

입력 2022-06-04 15:5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제로 코로나에 시민 불만 고조
톈안먼 광장 주변에 많은 경찰 배치
매년 추모식 열리던 홍콩 빅토리아공원도 폐쇄

▲톈안먼 사태 33주년인 4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경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학생과 시민을 유혈 진압한 톈안먼 사태가 4일 자로 33주년을 맞았다. 중국 당국은 이날 베이징에서 삼엄한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소개했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시민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올 가을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목표로 하는 5년 주기의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도 앞두고 있어 당국은 예기치 않은 사태를 피하고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이날 오전 톈안먼 광장 주변에는 많은 경찰이 배치돼 있었다. 경찰차가 대기하면서 오가는 차나 보행자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했다. 중국 내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인민무장경찰부대(무경) 차도 눈에 띄었고 관광객은 드물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톈안먼 사태 희생자 가족의 진상조사와 사과, 보상 요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고 답했다. 중국 내에서 톈안먼 사태를 언급하는 것은 가장 큰 금기 중 하나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는 이 문답이 게재돼 있지 않았다.

베이징시는 코로나19 감염 확대에 따라 대학들을 사실상 봉쇄, 학생들의 출입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명문 베이징대와 베이징사범대 등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활동도 있었다. 당국은 불필요하게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 같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한 시민은 “베이징 시내 방역 조치가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는데 대학 봉쇄는 해제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당국이 6월 4일을 의식했기 때문은 아닐까”라고 말했다.

▲홍콩에서 3일 경찰들이 매년 톈안먼 사태 추모 집회가 열리는 빅토리아 공원을 철통같이 막고 있다. 홍콩 당국은 무단 집회와 불법 활동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이날 저녁부터 5일 오후까지 공원을 폐쇄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매년 톈안먼 사태 추모식이 열리던 홍콩 빅토리아 공원도 폐쇄됐다. 이 공원에서는 1990년부터 당국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금지하기 전인 2019년까지 수만명의 시민이 모여 톈안먼 사태 희생자를 추모했다.

당국은 2020년과 지난해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집회를 금지시켰다. 올해는 무단 집회와 불법 활동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3일 저녁부터 5일 오후까지 공원을 폐쇄했다.

경찰은 전날 공원 근처에서 소수 예술가들이 공연을 한 후 이 지역에 대한 순찰과 감시를 강화했으며 참가자들을 신속하게 밖으로 내보내거나 조사했다.

가톨릭 교회는 30년 넘게 톈안먼 사태 추모 특별 미사를 열었지만, 올해는 취소했다. 그러나 이날 카오룽에서 열린 아침 미사에서는 약 30명이 정의를 위해 죽은 이들을 기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