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유럽편...소로스 “러시아, 가스 저장고 꽉 찼다”

입력 2022-05-26 17:31수정 2022-05-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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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재고 목표치 727억㎥, 여름 도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연합뉴스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철학자인 조지 소로스가 에너지를 무기로 휘두르는 러시아의 입장이 그렇게 여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2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소로스는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럽을 협박하고 있다”면서 “과거 써먹었던 수법”이라고 말했다. 유럽에 가스 공급을 끊고 저장고에 쌓아뒀다가 가격이 치솟자 재미를 봤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최근 자국 통화인 루블로 가스 결제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핀란드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선언하자 보복에 나섰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러시아는 앞서도 불가리아와 폴란드로의 가스 공급을 차단했다.

그러나 소로스는 러시아가 유럽과의 가스 협상에서 결코 우위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럽은 가스 수요의 40%를 러시아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하룻 밤에 러시아산 수입을 끊기 어려운 이유다. 소로스는 역으로 유럽은 러시아에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푸틴은 러시아 경제를 위해 가스 수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가스 저장고가 7월이면 꽉 찬다”며 “러시아에게 유럽은 유일한 시장으로 공급하지 않으면 시베리아의 가스전 1만2000개를 폐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스전 폐쇄에도 시간이 꽤 걸리고 한 번 폐쇄하면 재가동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런던 소재 독립 에너지연구기관 에너지애스펙츠도 러시아의 가스 저장고가 가득 찼다는 데 동의했다. 연구소는 “러시아의 지난 겨울 가스 재고량은 726억㎥로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올해 재고 목표치는 727억㎥인데 여름이면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남는 가스를 유럽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공급하기도 역부족이다. 아시아는 파이프라인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유럽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대체처를 신속하게 찾아 나섰다. 유럽연합(EU)와 미국은 올해 최소 150㎥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추가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러시아의 유럽 가스 공급은 980억㎥로 작년 1410억㎥에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유럽을 옥죄고 있지만 결국 스스로 발등을 찍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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