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제로 코로나에 사실상 반기...상하이, 외화 허브 지위 상실

입력 2022-05-26 15:07수정 2022-05-2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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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코로나 초기보다 악화”
“회사 운영 멈출 수 없어…발전이 모든 문제 열쇠”
엄격한 봉쇄로 경제 부진 초래한 시진핑과 대조적
상하이, 4월 외화 거래 베이징에 밀려...금융시장 위기

▲사진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25일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리커창 중국 총리가 현 경제 상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초기보다 좋지 않다고 평가하며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두 달이 넘도록 봉쇄 중인 경제수도 상하이는 처음으로 외화 거래 허브 지위를 베이징에 내주면서 금융 시장에 경고음이 켜졌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지방정부 관계자들과 가진 온라인 긴급회의에서 “중국 경제 지표가 크게 떨어졌고 어떤 측면에선 어려움이 코로나19가 닥쳤던 2020년보다 크다”고 밝혔다.

2020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 속에 2.2%에 그쳤다. 이후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로 5.5% 안팎을 제시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서 전문가들은 4.5%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업률은 지난달 6.1%까지 치솟으며 202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리 총리는 “경제 발전은 중국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며 “고용과 생계를 유지해 2분기 합리적인 경제 성장을 보장하고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리 총리의 이 같은 현실 인식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뚜렷하게 대조된다. 특히 리 총리는 최근 몇 달간 제로 코로나로 인한 경제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하며 거시경제에 있어 시 주석보다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회의에서 리 총리가 시 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옹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주 리 총리 주재 회의에 참석했던 한 참가자는 “리 총리는 분명 (시 주석과) 다른 관점을 원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서도 그는 기업 활동 중단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백신 접종 확대를 통해 현 상황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도시를 봉쇄하고 공장 가동을 멈춰 생산 급감을 유발한 현 정책과 대비된다.

리 총리는 “회사들이 운영을 중단하게 할 수는 없다”며 “지방정부는 물류 공급을 원활하게 해 생산 재개를 촉진하고 실업보험과 지원 기금을 대상자들에게 적시 분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백신에 대한 외국 경영진들의 의견을 듣고 있고, 접종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도시별 외화 거래 추이. 단위 10억 달러. 검정:베이징/ 분홍:상하이. 단위 10억 달러. 4월 베이징 654억 달러/상하이 618억 달러. 출처 블룸버그통신
제로 코로나 정책이 불러온 후폭풍은 이미 상하이 금융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4월 상하이 내 은행들의 외화 고객 결제·거래액은 전월 대비 30% 감소한 618억 달러(약 78조 원)로 집계됐다. 그간 36개 성 가운데 1위를 기록하며 자국 최고의 통화 거래 허브로 인식됐지만, 이번엔 1위 자리를 사상 처음으로 베이징에 내줬다. 봉쇄 전 20%를 유지하던 전국 점유율도 15%로 떨어졌다.

냇웨스트그룹의 류페이첸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는 봉쇄가 경제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정확히 반영한다”며 “상하이 내 금융 서비스가 상당 부분 정상 운영되고 있음에도 기업의 일반적인 헤지와 통화 거래가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의 경우 공장 폐쇄로 지난달 단 한 대의 자동차도 팔지 못하는 등 경제활동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곳 산업생산량은 다른 지역 대비 20배 빠르게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역내 위안화 가치는 코로나19 우려로 금융시장 자본 유출이 가속하고 미국과의 통화정책 격차가 확대함에 따라 1994년 이후 최대 월간 하락폭을 기록했다”며 “지금의 통화 거래 문제는 최악의 시기에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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