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집주인·세입자 모두 '울상'…가격 상승세 멈추고 월세 부담 늘고

입력 2022-05-25 17:00수정 2022-05-2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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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약세 돌아서자
오피스텔 1년5개월來 하락
반면 전월세 전환율 증가세
전세가율 84.7% 세입자 부담
대출금리 상승에 '빚투 주의'

▲서울 내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오피스텔 집주인과 세입자가 모두 울상이다. 아파트값 약세가 오피스텔 시장까지 번지면서 지난달 상승세가 멈췄다. 오피스텔 집주인의 월세 선호에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전·월세 전환율도 1년 이상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도 올라 오피스텔값 약세 전환 시 ‘깡통전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피스텔값 상승세, 1년 5개월 만에 '멈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102.76으로 보합(0.0%)을 기록했다. 전국 오피스텔값 상승세가 멈춘 것은 2020년 9월 0.04% 하락한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부동산원은 “아파트 대체재인 중대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했으나 금리 인상 및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수요가 줄면서 가격 상승세가 꺾였다”고 분석했다.

오피스텔값은 아파트값과 달리 지난해 하반기 강세를 보였다. 매매가격지수 상승률 기준으로 오피스텔값은 2020년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단 한 차례도 꺾이지 않고 상승했다.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데다 대출 규제까지 겹쳐 아파트 매매가 어려워진 실수요층이 중·대형 오피스텔로 발길을 돌리는 ‘풍선 효과’(한 곳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튀어 오르는 현상)가 발생한 것이다.

오피스텔은 비주택으로 분류돼 대출과 세금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오피스텔 분양권은 취득세와 양도세 산정 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분양권 처분 시 양도소득세율도 기본세율이 적용된다. 이렇듯 그동안 아파트보다 진입 문턱이 낮아 수요가 몰렸지만, 부동산 시장 전체가 약세로 돌아서자 오피스텔 시장도 약세로 돌아선 셈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전세가율·전월세 전환율 상승…세입자 '부담'↑

오피스텔 세입자는 월세 부담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전국 오피스텔 전·월세 전환율은 지난달 5.08%로 2020년 가장 많이 올랐던 5.14%(2020년 9월) 수준에 근접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말한다. 집주인의 월 기대수익률로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전환율이 오르면 오피스텔 주인의 임대료 수입은 늘고 세입자는 상대적으로 월세 부담이 는다.

전·월세 전환율은 2020년 5%대에 머물다 지난해 상반기 계속 하락해 4.82%(2021년 6월)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기준금리 상승과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오피스텔 시장까지 확대하면서 전·월세 전환율은 매월 오르고 있다. 세입자 역시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고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월세 또는 반전세로 새로 계약을 맺고 있다.

오피스텔 전세가율도 근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자칫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웃도는 깡통전세가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원 기준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84.7%로 집계됐다. 지난해 줄곧 84.5% 내외에 머물렀던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올해 들어 매달 0.06%씩 올라 4개월 만에 0.2% 상승했다.

실제로 서울 강서구 마곡나루역 인근 한 오피스텔 전용면적 22㎡형은 20일 1억8500만 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현재 이 단지 같은 평형 매매가는 최저 1억9000만 원부터다. 2017년 지어진 준신축 단지지만 매맷값과 전셋값 차이는 1500만 원에 불과한 셈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금리 인상으로 대출받아 투자한 경우에는 최근 오피스텔 투자 수익률이 떨어졌고, 그동안 오피스텔값도 많이 올라 상승세가 주춤할 수밖에 없다”며 “오피스텔 투자자는 지역 수요와 입지 분석을 통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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