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디젤...바이든, 또다시 인플레 소방수 자처

입력 2022-05-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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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디젤 비축유 일부 신속 방출 검토
디젤 평균 소매가 최근 10주 새 37% 급등
지난달 원유 방출했지만, 국제유가 못 잡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밀브레의 한 주유소 앞에 16일 디젤과 가솔린 가격표가 보인다. 밀브레/신화뉴시스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전략비축유를 방출했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또다시 인플레이션 소방수를 자처했다. 이번엔 디젤이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밀리 시몬스 백악관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몇 주간 인플레이션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당국자들이 긴급 발표문 초안을 작성했다”며 “필요 시 가정용 디젤 비축유 100만 배럴 중 일부를 신속하게 방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몬스 대변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디젤 공급과 가격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며 “방출은 단기적인 공급 부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원유 가격 상승과 함께 디젤 가격도 급등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수요가 회복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져 공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미국 내 평균 디젤 소매가격은 최근 10주 사이 37% 급등했고 범위를 1년으로 넓히면 75% 치솟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현재 갤런당 5.56달러 선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여름이 끝나기 전 1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상대적으로 정유공장이 부족한 북동부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현재 뉴욕 디젤 평균 가격은 6.52달러로, 1년 전보다 102% 폭등했다. 이 같은 이유로 정부는 2000년부터 북동부 지역에 가정 난방유를 비축하기 시작했고, 이번에 내놓겠다는 비축유 역시 이것이다. 실제로 비축유가 방출되면 2012년 슈퍼 허리케인 ‘샌디’ 상륙 이후 처음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행동은 올해 들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엔 국제유가가 치솟자 전략비축유를 내놓기도 했다. 당시 약속한 방출량은 6개월간 1억8000만 배럴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다만 디젤 비축유 방출은 일시적인 대안에 불과하다는 평이 나온다. 리포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 사장은 “디젤 방출은 반창고”라며 “몇 주 또는 몇 달을 버틸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진 못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원유의 경우 미국의 공격적인 방출 여파에 이달 들어 전략비축유 재고가 198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여전히 배럴당 113달러라는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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