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코로나 소아 사망자 이례적으로 높아…전문가 “제때 치료 못 받았을 것”

입력 2022-05-1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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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북한 평양시 모란봉구역 북새종합진료소의 호담당의사들이 주민들에 대한 검병검진과 위생선전사업을 책임적으로 진행하고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호담당의사가 주민들의 체온을 재고 있는 모습.(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사망한 사람 중 고령층과 함께 10세 미만 소아 비중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의료 시스템 탓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추측이 제기됐다.

18일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가 전날 집계한 누적 사망자 50명(15일 오후 6시까지 기준)의 연령별로 보면 61세 이상이 17명(3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세 미만이 8명(16%), 11∼20세와 51∼60세가 각각 7명(14%)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중증화율과 사망률은 고령층에서 높게 나타나는 게 일반적인데, 북한에서는 이례적으로 소아 사망률도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국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17일 0시 기준) 가운데 9세 이하는 0.09%(21명)인데, 북한이 사망자 발표를 축소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한 어린이 및 영유아 수는 이보다 많을 수 있다고 추정 가능하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망자들이 코로나19 관련이 맞다는 전제하에 이는 매우 예외적인 수치”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북한에서는 평소 BCG(결핵 예방 백신) 등 영유아에게 꼭 필요한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영양상태도 열악한데, 그런 점들이 소아 사망률을 높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북한에서는 백신접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기존 질병에 대한 치료도 잘되지 않았다”며 “모든 연령대에서 우리보다 치명률이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원 및 약물치료 접근성이 낮아 소아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오미크론 변이는 폐나 하부 기도가 아닌 상부 기도에서 감염과 복제가 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비교적 기도가 좁은 어린이의 경우 호흡곤란 등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런 증상의 관리에는 감기약과 진해거담제, 해열진통제 등이 필요하다.

통일부는 16일 북한에 방역 협력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했지만 아직 북한의 응답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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