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대란’ 미국, FDA 규제 완화에도 수급 여전히 ‘비상’

입력 2022-05-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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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애보트와 2월부터 생산 중단된 미시간 공장 재개 합의
재가동 시점은 미공개…매장 진열까지 6∼8주 소요
수입 분유에 대한 규제도 완화하기로
분유대란 심각...공급난에 모유 기증단체에 문의도 급증

▲미국 조지아주의 한 슈퍼마켓에서유아용 분유 선반이 거의 비어 있다. 해당 매장은 분유 구입을 인당 4개로 제한했다. EPA연합뉴스

미국 내 분유 대란이 장기화하자 미국 보건당국인 식품의약국(FDA)가 분유 대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섰다. 하지만 규제 완화에도 수급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DA는 미국 분유 제조사 애보트의 미시간주 공장 생산 재개를 합의했다. 생산 재개는 연방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안으로 이날 합의문에는 회사가 생산 재개를 위해 취해야 할 조처들이 담겨 있다.

로버트 포드 애보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합의에 대해 "전국적인 분유 공급 부족을 완화할 수 있도록 중 생산 시설을 다시 열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면서 "FDA와 협력해 (생산)시설을 빠르고 안전하게 재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애보트는 이번 합의에 따른 생산 재개 시점을 적시하지 않아 FDA의 이번 조치가 곧바로 공급 확대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이 재개되더라도 분유가 매장에 공급되기까지는 6∼8주가 걸릴 것으로 애보트는 전망했다.

미시간 공장은 애보트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분유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그러나 올해 2월 제품의 오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분유를 먹은 4명의 아기가 박테리아에 감염됐고, 이 중 2명은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애보트는 당시 박테리아 감염을 일으킨 3개 브랜드 분유를 대거 리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위축으로 촉발된 분유 공급 부족 문제를 더 심화시켰다.

이와 관련해 FDA는 애보트 미시간 공장에서 유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크로노박터 사카자키(cronobacter sakazakii)라는 세균을 발견했지만, 제품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FDA는 이와 별개로 궁극적인 분유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제조사들에 대한 수입 규제를 완화해 미국 공급 확대를 장려하기로 했다. 이에 레킷벤키저 그룹과 네슬레, 거버(Gerber) 등이 제조한 분유의 미국 시장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해당 조치 역시 곧바로 소비자 공급으로 연결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FDA 관계자는 이들 해외 제품이 미국 유통매장에 진열되기까지 수 주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 내 분유 대란은 최근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면서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의 원성이 커졌다. 일부 부모는 평소 먹이던 특정 브랜드의 분유를 구하기 위해 다른 주(州)로 장거리 운전하고 있다.

급기야 모유 기증 은행에 공급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북미 휴먼 밀크 협회(HMBANA)는 분유 대란이 시작된 이후 기증 모유에 대한 문의가 20%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조산아 등 의학적으로 취약한 아기들에게 기증받은 모유를 우선 공급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사무실 복귀가 확대되면서 기부가 줄어들고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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