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문광역의 이정은 첫 주연작 오마주…"현실적 영화인 삶에 공감"

입력 2022-05-1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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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동안 연극배우에서 영화배우가 되었는데, 큰 지원을 받지는 못했다. ‘오마주’를 찍으면서 영화감독이나 배우나 똑같구나 생각했다.”

▲12일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오마주'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신수원 감독, 이정은 (박꽃 기자 pgot@)

‘기생충(2019)'의 가정부 문광 역으로, ‘미성년(2018)'의 시골 취객 역으로 존재감을 각인한 배우 이정은이 첫 장편 주연작 ‘오마주’ 출연 소감을 이같이 전했다.

12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오마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정은은 “밖에서 보면 멋있어 보이는 특수한 직업군이 영화감독이다. 영화제도 많이 갔다 오고… 나 역시 영화제를 갔다 온 배우지만, 사실 그들이 가정이나 사회에서 그들이 계속적인 응원을 받기란 힘들다. 실패와 좌절을 느끼고,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소외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먼저 그 길을 걸어갔던 사람에게 격려와 위로를 받으면서 중년, 장년을 맞이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직종에 있는 분들도 거의 같은 경로일 것이다. 그게 관객이 ‘오마주’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 아닌가 생각하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오마주' GV에 참석한 이정은 (전주국제영화제)

이정은이 첫 주연을 맡은 ‘오마주’는 세 번째 연출작마저 흥행에 실패한 중년의 여성 영화감독 지완(이정은)이 1960년대 활동한 홍은원 감독의 미공개 작품 ‘여판사(1962)'의 필름을 복원하는 과정을 다룬 드라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인 박남옥과 함께 활동했던 두 번째 여성 영화감독 홍은원의 자취를 쫓던 지완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여판사’ 필름 일부가 유실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고인이 된 홍은원 감독의 주변인을 수소문하며 원작을 복원할 단서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꿈이 있는 여자’와 사는 동안 외로움에 지쳐버린 남편(권해효)과 다 큰 뒤에도 여전히 엄마의 애정과 손길을 필요로 하는 아들(탕준상) 사이에서 감정적 어려움을 겪고, 오랜 시간 영화일만 붙잡고 살아오면서 제대로 돌보지 못한 몸 상태도 좋지 않음을 느낀다.

▲'오마주' 스틸컷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연출을 맡은 신수원 감독은 “2011년 ’여자만세!’라는 방송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 처음으로 1950~60년대 한국에서 활동한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1호가 박남옥 감독이었고 2호가 홍은원 감독이었다. 그때 ‘오마주’라는 작품을 처음 구상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젊은이의 양지(2019)' 촬영을 마친 뒤 후반작업 과정에서 과거 구상했던 ‘오마주’가 다시 떠올라 8년 만에 자연스럽게 시나리오를 썼다고 했다.

여성 서사 작품에 투자가 원활하지 않은 영화계 상황을 의식해 “돈이 안 모아지면 안 찍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서울영상위원회 등의 영화 제작지원 기관으로부터 “이 영화는 꼭 완성해야 한다”는 격려를 들으며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오마주’는 이 과정을 거쳐 3억 5000만 원가량의 제작비를 확보하고 촬영에 돌입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오마주' GV에 참석한 신수원 감독 (전주국제영화제)

신 감독은 “이 작품은 내 첫 (장편) 작품인 ‘레인보우(2010)'에 가까운 영화”라고 설명했다.

여성 삶을 염세적이고 구슬픈 시각에서 다룬 ‘마돈나(2014)', ‘유리정원(2017)', ‘젊은이의 양지’ 등과는 다르게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주인공의 삶을 낙관하는 힘을 보여주는 까닭이다.

연기인지 현실인지 모를 자연스러움으로 영화의 이 같은 분위기를 주도하는 주연배우 이정은을 두고 신 감독은 “이 사람이 왜 이렇게 뒤늦게야 주연을 하게 되었나 싶을 정도였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수많은 얼굴을 테이크마다 다양하게 보여줘서 편집이 오래 걸렸다”고 칭찬했다.

‘오마주’는 제18회 영국글래스고영화제, 제20회 이탈리아피렌체한국영화제, 제34회 도쿄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국내에서는 5월 26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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