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성착취물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범죄수익은닉혐의 인정"

입력 2022-05-1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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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손씨는 아동 성 착취물 판매 이익으로 얻은 4억 원가량을 여러 암호화폐 계정을 거쳐 부친 명의 계좌 등으로 현금화해 추적·발견을 곤란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손씨는 2015년∼2018년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에 '웰컴투비디오' 사이트를 만들고 아동 성 착취물을 거래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았고, 현재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상태다. 그는 관련 혐의로 미국 법원에도 기소돼 있었으나, 2020년 서울고법이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허가하지 않으면서 미국 송환을 피했다. 범죄인 인도 심사 과정에서 손씨의 부친은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으려고 2020년 5월 손씨를 서울중앙지검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직접 고소·고발했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를 운영해 얻은 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손정우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조수연 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손 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손 씨는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판매해 암호화폐로 수익을 얻었고, 이를 분산하거나 현금화해 범죄수익 환수를 어렵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범죄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6832회에 걸쳐 도박을 했다"고도 말했다.

손 씨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판매해 얻은 4억 원가량을 여러 암호화폐 계정을 거쳐 부친 명의 계좌 등으로 현금화해 추적·발견을 곤란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렇게 현금화한 수익 중 약 560만 원을 인터넷 도박사이트에 베팅해 도박한 의혹도 있다.

손 씨 부친은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으려고 2020년 5월 손 씨를 서울중앙지검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직접 고소·고발했다.

앞서 손 씨는 미국 사법기관과 공조로 웰컴투비디오 유료회원 4000여 명으로부터 7300여 회에 걸쳐 4억여 원 상당의 가상통화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로 2018년 기소됐다.

손 씨가 붙잡힐 당시 8테라바이트(TB) 분량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2만 개가 서버에 저장돼 있었다. 해당 사이트 검거를 통해서 미국 등지에서 성폭행을 당하던 아동들이 여럿 구출됐다. 생후 6개월 된 아기도 있었고 그동안 실종 신고 되었던 아이들도 다수 발견돼 영상을 만들기 위해 실제 아이들을 납치·인신매매·성폭행한다는 것이 증명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손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손 씨가 범죄사실을 자백했고 어린 시절 정서적·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으며 성장 과정에서도 충분한 보호와 양육을 받지 못한 점"을 이유로 징역 1년6개월로 감형했다. 손 씨는 2심 선고를 20여 일 앞두고 혼인신고를 해 형량을 줄이기 위한 거짓 혼인신고라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후 미국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손 씨의 송환을 요구했다. 이 경우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손 씨는 한국에서 처벌받은 혐의를 제외한 자금세탁 관련 혐의에 대해 재판을 가능성이 컸다.

미국은 한국보다 자금세탁 범죄를 강하게 처벌해 손 씨가 미국으로 송환돼 혐의가 인정될 경우 더 무거운 형량을 받는다. 손 씨 부친은 아들의 미국 송환을 거부하고 한국에서 처벌을 받겠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는데 이유는 양국의 형량 차이가 커서다.

2020년 서울고법은 "손 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면 (관련) 수사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범죄인 인도 거절 결정을 내렸다. 손 씨는 같은 해 7월 6일 형기를 다 채우고 사회로 돌아왔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한 검토를 한 뒤 다음 달 5일 오후 5시 추가로 공판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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