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상승 기류에 콧대 높이는 ‘강남’ 보류지

입력 2022-05-11 16:00수정 2022-05-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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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래미안 리더스원' 입찰공고
잇단 유찰에도 1년새 몸값 6억↑
'대치르엘'도 시세보다 높게 책정

▲서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 전경 (사진출처=네이버 부동산)

강남 아파트 보류지들이 콧대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매각에 거듭 실패한 단지들도 가격을 높이고 있다. 우수한 입지와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여러 호재로 강남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 반전하면서 보류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1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서초우성1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전날 서초구 서초동 일대 ‘래미안 리더스원’에 대한 보류지 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 대상 가구는 전용면적 114㎡형 두 가구다. 두 가구 모두 지난해 10월 매각되지 않은 물량이다. 최저 입찰가는 두 가구 모두 38억 원으로 책정됐다. 입찰 기간은 이달 10일부터 18일까지 9일간이다.

주목할 점은 해당 물건은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매각에 실패했음에도 계속해서 몸값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2월 첫 매각공고 당시 32억 원으로 책정됐지만, 이후 6월 33억 원→10월 35억 원→올해 5월 38억 원 등 최저 입찰가는 계속해서 올랐다.

서초우성1차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이번에 나온 물량은 지난해 10월 매각하지 못했던 물량”이라며 “주변 시세가 올라 매각 입찰가도 올려서 책정했다”고 전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최근 강남 일대 아파트 보류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웃도는 수준으로 가격을 높이고 있다.

대치제2지구재건축조합은 지난달 강남구 대치동 ‘대치르엘’ 전용 59㎡형 1가구, 전용 77㎡형 1가구 등 보류지 2가구에 대해 입찰공고를 냈다. 입찰가는 전용 59㎡형 23억5400만 원, 전용 77㎡형 29억400만 원으로 책정됐다. 해당 보류지 역시 주변 시세 대비 높거나 비슷하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당시 이 아파트 전용 59㎡형의 호가(집주인이 팔기 위해 부르는 가격)는 23억~23억5000만 원으로 최저 입찰가와 비슷하거나 웃돌았다.

통상적으로 보류지는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하게 책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최저 입찰가가 시세보다 높으면 수요자들이 굳이 보류지 입찰에 나설 이유가 없어서다. 다만 최근 강남 일대 보류지들은 가격을 낮추지 않아도 속속 매각에 성공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 반포 라클라스’는 3월 전용 59㎡형 1가구, 전용 84㎡형 3가구 등 보류지 전체 4가구를 처분하는 데 성공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보류지 매각에 나섰지만 내리 유찰된 바 있다. 당시 입찰가는 각각 27억 원(전용 59㎡), 33억 원(전용 84㎡)으로 지금까지 한 번도 낮추지 않았지만 매각됐다.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 및 새 정부 출범 기대감에 입지가 좋은 강남권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보류지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있는 동남권 아파트값은 3월 28일(0.01%) 상승 반전한 뒤 4월 4일 0.01%→11일 0.01%→18일 0.02%→25일 0.02%→5월 2일 0.02% 등 6주 연속 오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입지가 좋고, 호재가 많은 강남권에서 최근 매수 심리, 경매 낙찰가 등 대부분 지표가 우상향하고 있다”며 “강남권 보류지도 같은 흐름에서 값이 비싸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류지란

보류지는 정비사업을 진행한 조합이 분양상황 변화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조합 몫으로 남겨둔 물량을 말한다. 매각은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하며, 만 19세 이상 개인이나 법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청약통장도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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