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예정지에 법정보호종 상괭이 서식…환경영향평가 난항 예고

입력 2022-05-0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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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연, 9일 가덕도 해양·조류·육상·역사유적 생태조사결과 발표

▲환경운동연합이 9일 발표한 가덕도 공항 예정지 해양·조류·육상·역사유적 생태조사결과 가덕도 해역에 상괭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가덕도신공항 건설 예정지에 법정보호종인 토종돌고래 상괭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환경영향평가 통과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환경영향평가를 단축해 공항 건설 기간을 앞당기려는 윤석열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은 9일 가덕도신공항 예정지에 대한 해양·조류·육상·역사유적 생태조사결과 가덕도 바다에 해양보호생물인 토종돌고래인 상괭이와 잘피가 자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양보호생물이란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법정보호종을 말한다.

환경연은 가덕도 전체 해역 6개 지점에서 상괭이 총 65개체가 관찰됐고 특히 남측 바다 한 장소에서 6시간 동안 60회 이상 관찰될 정도로 많이 서식하고 있어 특별히 보존돼야 할 장소라고 강조했다.

잘피는 가덕도 북쪽 해안 3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으며 잘피군락의 전체 면적은 약 1만2000㎡로 축구장 1개 정도의 넓이였다.

조류는 일부가 국가천연기념물이나 멸종우려종인 맹금류 2610마리를 포함해 갈매기, 까마귀, 왜가리 등 총 6400마리 이상이 활주로 예정 구역 상공을 비행했으며 약 절반(43%)의 새들이 지상 300m 사이를 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조류 충돌사고의 4분의 3 이상이 지면과 지상 300m 사이에서 발생한다.

또 이번 조사에서 가덕도가 한반도와 일본 서남부를 오가는 철새 수십만 마리의 주요 이동 통로 상에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환경연은 "조류충돌의 위험을 줄이고 철새 종에 대한 부정적인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신공항 건설에 타당한 훨씬 더 강력한 조사활동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가덕도신공항은 미연방항공국에서 조류 충돌 및 생물 다양성을 해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권고하는 최소 반경 8㎞의 거리에 낙동강하구의 핵심서식지가 포함돼 있다. 낙동강 하구에는 큰고니, 큰부리큰기러기, 민물가마우지 등의 물새가 서식한다.

육상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대흥란 군락지, 취약종 애기등과 보호종 콩짜개덩굴 군락지, 세뿔석위 등이 있으며 최소 100년 수령의 동백군락지와 상록활엽수림가 자생했다. 역사유적은 신석기 및 가야 유적, 가덕진성ㆍ천성진성, 러일전쟁 유적 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연은 "해양 분야의 산호 조사 및 육상의 수달 조사를 위한 무인카메라 설치와 운영, 조류 및 문화유적, 사전타당성 조사보고서 공개 촉구 등 대대적인 가덕도 생태계 보존을 위한 활동 및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환경연의 발표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단축해 건설 기간을 줄이려는 윤석열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이달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가덕도 신공항은 지어지기로 한 이상 최대한 빨리 지을 필요가 있다"며 "환경영향평가 절차와 보상 기간을 단축하고 시공 과정에서 첨단공법을 들여 몇 년 줄일 방법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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