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타는 목마름으로’…독재와 싸운 김지하 시인 8일 별세

입력 2022-05-08 19:50수정 2022-05-1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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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시인. (출처=연합뉴스)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황토’ 등의 작품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김지하 시인이 향년 8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8일 토지문화재단에 따르면 김 시인은 최근 1년여 동안 투병생활을 한 끝에 이날 오후 4시께 강원도 원주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 고인은 박경리 작가의 외동딸인 김영주 전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의 남편이기도 하다.

1941년 전남 목포에서 출생한 고인은 원주 중학교와 서울 중동고를 거쳐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 등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고인은 생전 참여시(參與詩)를 주로 발표, 군사독재에 항거한 민중 시인으로 명성이 높았다. 참여시란 정치‧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비판적인 의식으로 그 변혁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시를 말한다.

고인이 발표한 참여시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바로 1975년에 발표된 ‘타는 목마름으로’이다. 이 시는 고인이 1982년 창작과비평사에서 출간한 선집의 표제시이기도 하다.

‘타는 목마름으로’는 군사독재의 잔혹한 폭압 속에서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염원했던 고인의 뜻이 오롯이 담겨 있는 시다. 평론가들로부터 자유에 대한 갈망을 신앙적 기다림으로 형상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이 시는 민중 가수로 유명한 안치환이 노래로 만들면서 대중적으로 유명해졌다. 이후 수많은 운동권 학생이 즐겨 불렀으며 생전 노무현 전 대통령도 불러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출처=건국대 제공)

고인은 생전 정치적 탄압도 많이 받았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겪었으며 최종적으로 사형까지 선고받았지만 1980년에 석방됐다.

1991년에는 조선일보에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우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하면서 진보 진영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이어 2012년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주최로 열린 한 시국강연회에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평생을 독재에 항거한 민중 시인으로 활동했던 그였기에 만년의 고인의 글과 행보는 많은 논란이 됐다.

민중 시인이자 저항 시인으로 한국 문단에 큰 발자국을 남긴 고인은 생전 아시아·아프리카작가회의 로터스상, 브루노 크라이스키상, 정지용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받았다.

빈소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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