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딸, LA트리뷴 인터뷰 전문…“중고PC는 한국쓰리엠서 기부받아”

입력 2022-05-05 14:43수정 2022-05-0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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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서울시 수상 이력이 사실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5일 언론보도 관련 설명자료를 내고 “한동훈 후보자 장녀의 시장상 수상 여부에 관한 국회의원의 요구자료 요청에 따라 표창관리시스템 등을 통해 긴급히 자료를 조사해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회신했으나 수기 기록과 대외 보도자료 등을 재검증하는 과정에서 수상 내역이 시스템에서 누락됐음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의 딸은 지난해 5월 5일 서울시 시민상 어린이 및 청소년 부문 중 소년상 봉사협동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그러나 MBC는 전날 “미국의 한 인터넷 매체가 한 후보자 딸의 교육 봉사 활동을 소개하면서 서울시장상, 인천시장상 등의 수상 이력을 언급했으나 해당 지자체에는 상을 준 기록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가 “수상 내역 등재 과정에서 누락됐다”고 해명한 것이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앞서 한 후보자의 딸은 작년 11월 교육 기회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자신이 직접 만든 비영리 무료 온라인 과외 플랫폼 ‘POT’ 설립자로서 미국 지역지 로스엔젤레스트리뷴(LAT)과 화상 인터뷰를 했다. LAT는 “젊은 리더십 인터뷰 시리즈의 일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고등학생”이라고 인터뷰이인 한 씨를 소개했다. LAT는 1886년 설립된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지다.

LAT에 따르면 한 씨가 만든 무료 온라인 과외 플랫폼 ‘POT’는 한국, 중국, 미국, 싱가포르, 독일 등 전 세계 고등학생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로 구성됐으며, 지금까지 2만 시간 이상의 무료 과외를 했다. 한 씨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인천시장, 서울시장, 푸르덴셜 커뮤니티 어워드를 받았다.

한 씨는 LAT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배우지 않거나 도움이 필요한 모든 것에 대해 어머니에게 과외나 레슨을 요청했지만, 이런 기회가 소수에게만 주어진다는 걸 알았다”며 “14살 때부터 나와 같은 기회를 갖지 못한 아이들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고 했다. 봉사활동으로 지역아동센터에서 그룹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게 됐는데, 그룹 과외 수업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 각 학생들의 학습 수준이 달랐기 때문이다. 한 씨는 1대 5, 1대 10으로 그룹과외를 하다가 1대1 수업도 해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마음으로만 아이들을 응원하는 게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더 나은 방법을 찾은 게 온라인 과외였다. 한 씨는 “아이들의 공부도 돕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해서 모든 게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 기사 중 일부 내용 캡처 (LA트리뷴)

한 씨의 인터뷰 중에는 ‘엄마 찬스’ 논란이 일고 있는 노트북 기부에 관한 얘기도 있었다. 한 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내가 사는 곳에 온라인 과외가 그렇게 성행하지 않았다.”며 “학생들과 1대 1 과외 시간을 더 자주 가질 수 있는 온라인 과외 프레임 워크를 개발하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일했다”고 했다. 하지만 “복지기관에 필요한 디바이스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하고, 기부를 위한 중고 노트북과 태블릿PC를 모으는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대로 된 기기를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기금을 모은 후에야 우리는 그것들을 센터에 기부하고, 온라인 과외를 시작할 수 있었다.”며 “결과는 훌륭했고, 제가 봉사했던 아동복지센터 복지사들도 저만큼 온라인 솔루션에 감격했다”고 돌아봤다.

한 씨는 “이 일을 하면서 고아원이나 아동복지센터 등에서 부족한 게 뭔지를 깨달았다”며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디바이스가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한 씨는 여러 기업의 사회공헌 부서에 이메일을 보내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하고 후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보안상의 이유로 사무용 PC를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회사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답변을 보내온 기업은 별로 없었지만, 여러 곳에 메일을 보낸 끝에 한 씨는 한국쓰리엠으로부터 기부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노트북을 새 제품으로 교체하기 위해 중고품을 처분하려는데 마땅한 기부처를 찾지 못하던 차에 한 씨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씨는 “유레카! 이것은 우리에게 정말 좋은 소식이었다.”며 “이 회사의 도움으로 마침내 약 50대의 노트북을 복지기관에 기부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기증받은 노트북으로 우리에게 수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 씨와 두 친구, 3명이 시작한 POT는 이제 전 세계적인 캠페인으로 발전했다. 처음에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해외에서까지 자원봉사자가 지원해 현재 100명 이상이 500명 이상의 학생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한 씨는 이외에도 재능 기부를 받아 디지털 초상화를 그려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형편이 어려운 소녀들의 생리대 구입 기금에 기부한다.

한동훈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5일 "이같은 LA트리뷴 등 인터뷰 형식의 글 내용은 봉사활동 내역을 포함하여 모두 사실이고, 해당 글이 입시에 사용된 바도 없다"고 밝혔다.

전날 한 후보자는 딸의 ‘엄마 찬스’ 의혹을 보도한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한겨레 기자들 3명 및 보도책임자들을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참고로 오늘 한겨레 보도 이후 미성년자인 후보자 장녀에 대한 무분별한 신상털기와 사진 유포, 모욕, 허위사실 유포 등이 이루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후보자 측은 해당 해외 블로그 측에 필요한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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