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금통위, 고물가·미 긴축에 환율까지… ‘인상’ 요인만 수두룩

입력 2022-05-05 13:49수정 2022-05-0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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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우리나라 기준금리 2% 중반까지 오를 가능성
금통위원들, 환율 상승 우려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고 몇 차례의 추가 빅스텝(0.5%p 인상)까지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미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4월 등 네 차례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축소해 나가고 있다. 한은의 현재 기준금리는 1.5%인데, 연내 2% 중반까지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높은 소비자물가와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 원·달러 환율 강세 등 인상 요인이 수두룩한 탓이다.

5일 한은에 따르면 이번 연준의 인상으로 한국(1.50%)과 미국(0.75∼1.00%)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1.00∼1.25%포인트에서 0.50∼0.75%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수개월 내 미국의 두 번째 빅스텝만으로도 두 나라의 금리 격차는 거의 없어진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을 웃돌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취임 전 한미 기준금리 역전과 관련해 “자본 유출의 경우 금리뿐 아니라 환율 변화에 대한 기대 심리, 경제 전체의 펀더멘탈(기초체력) 등 여러 변수에 달려있기 때문에 반드시 금방 유출이 일어난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금리 격차가 커지면 원화 가치가 절하될 텐데, 그것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조금 더 우려하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취임 후 첫 기자단 상견례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이상 올릴 수 있는데, 이후 자본 유출입이나 환율 움직임 등도 봐야 한다”고 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265원대를 넘어서 거래되고 있다. 연초만 하더라도 환율은 1200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2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1265원을 넘겼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올리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소비재, 자본재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이는 생산자 물가를 거쳐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파급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들 역시 치솟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 우려를 쏟아냈다. 한은이 공개한 지난 4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위원은 “원자재가격 상승과 같은 대외요인이 국내 물가로 파급되는 과정에서 환율의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며 “원화 약세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어느 정도일지에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환율 상승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화자산 투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위원은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국제기구 등 국내채권을 장기로 운용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내외금리차와 함께 환율 움직임, 경제의 펀더멘털 전망 등을 투자 포트폴리오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고려한다”면서 “환율변동 기대가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금리 결정에 환율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른 위원은 “그동안 금리경로에 대한 논의 시 국내 요인을 주로 반영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제부터는 대외여건의 변화와 그에 따른 외환부문의 압력에 대해서도 전략적으로 반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위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려 내외금리차의 축소압력을 완화할 경우 환율의 움직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대부분 신흥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단기적으로 환율의 상승압력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시장은 금통위가 연내 최소 세 차례 정도는 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의 경우 한은이 5월을 포함, 추가로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월은 물론이고 하반기에도 매번 인상해 2% 중반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만으로도 오는 26일 금통위가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4.8%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장 물가 급등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경제 주체들의 물가 상승 기대 심리가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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