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비 2021년 3분기 국가총부채 48.5%p↑
코로나19 이후에도 국제적 흐름과 달리 우리나라 빚은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과 자영업자의 고통은 더욱 심화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는 게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측의 주장이다.
4일 한경연이 국제결제은행(BIS)의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요 20개국(G20)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의 국가총부채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계속 증가 추세다.
한경연은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부문에서 부채가 증가하고 있어 우려된다"며 "계속적인 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성장력 제고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2021년 3분기 기준 국내 국가총부채 비율은 266.3%로 G20 평균(267.7%)보다 1.4%p 낮았다. 2017년에는 국가총부채 비율이 217.8%로 G20 평균(248.1%)보다 30.3%p 더 낮았다. 그러나 2017년부터 2021년 3분기까지 국가총부채 비율이 G20 평균(19.6%p)보다 약 2.5배 높은 48.5%p 증가하면서 그 격차가 대폭 감소했다.
BIS 통계에 따르면 국내 GDP 대비 국가총부채 비율은 2017년부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G20 국가의 평균은 코로나(2020년) 이후 그 비율이 줄고 있다. G20 국가는 2020년 대비 2021년 3분기 평균 국가총부채 비율이 23.8%p 감소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 이후에도 △가계 △기업 △정부 부채 모두 증가했다. 이로 인해 평균 국가총부채 비율도 8.1%p 늘어나는 등 부채 위험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한경연 측의 주장이다.
임동원 한경연 연구위원은 "2017년 우리나라의 국가총부채 비율(217.8%)이 G20 평균(248.1%)보다 30%p 이상 낮아 상대적으로 건전한 상황이었지만, 최근 5년간 국가총부채 비율이 급격히 늘어 다른 국가들과 그 격차가 없어진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국제적인 부채 현황은 코로나 이후 감소 추세로 전환해서 건전성 개선 흐름을 보이는데, 우리나라는 국가총채무가 계속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017년 89.4%에서 2020년에 100%를 돌파했고, 2021년 3분기 106.7%까지 상승했다. 한국의 2017년 대비 2021년 3분기 가계부채비율 증가폭은 17.3%p로 G20 국가 평균(3%p)보다 약 5.8배 컸다. BIS에 관련 통계가 보고된 43개 국가 중 가계부채비율 증가폭이 10%p를 넘는 국가는 △중국(13.5%p) △홍콩(21.6%p) △한국(17.3%p) △태국(11.6%p) 등 4개에 불과하다. G20 국가 중에서는 중국과 한국뿐이다.
G20 국가의 평균 가계부채비율은 2017년 62.1%에서, 2021년 3분기 65.1%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 결과 한국과 G20 간 가계부채비율 격차(한국-G20 평균)는 27.3%p에서 41.6%p로 확대됐다.
GDP 대비 기업부채비율은 2017년 92.5%에서 2021년 3분기 113.7%로 21.2%p 증가해 G20 국가 평균과의 격차(한국-G20 평균)가 2017년 -4.1%p에서 12.7%p로 역전된 상황이지만, 가계부채보다는 상대적으로 그 격차가 작았다.
임 연구위원은 “기업부채보다는 가계부채가 G20 국가 평균보다 훨씬 높아 심각한 상황이며, 코로나19 이후에도 국제적 흐름과 달리 계속 증가하고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서민과 자영업자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꾸준히 상승하는 물가도 가계부채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작년부터 이어온 물가상승은 가계실질소득 하락으로 이어졌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계실질소득은 2021년 1분기와 2분기에 전년 동분기대비 각각 –1.0%와 –3.1%로 4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계실질소득은 3분기에 5.4%로 반등했지만 이는 코로나19 관련 공적이전소득의 영향이 컸고, 2021년 4분기에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高)물가 현상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 연구위원은 “가계, 기업, 정부 부문 모두 전반적인 부채 위험 관리가 필요하며, 지속적으로 부채가 과도하게 증가하면 재정ㆍ금융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인위적인 부채 감축보다는 규제개혁 등으로 성장력 제고 및 소득 증가를 유인해 가계ㆍ기업부채를 줄이고, 정부부채도 재정준칙 도입 등 재정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