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도 사라졌는데”...‘우리들의 블루스’가 불편한 이유

입력 2022-05-0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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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tvN ‘우리들의 블루스’ 캡처)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드라마가 청소년 임신 문제를 시대착오적인 방식으로 다룬다는 비판이 일어서다.

지난달 23일과 24일 방영된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앙숙 관계인 아버지들 사이에서 몰래 연애를 하다 임신하게 된 고등학생 방영주(노윤서 분)와 정현(배현성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방영주는 낙태를 하기 위해 정현과 산부인과를 찾았다. 그러나 초음파 검사실에서 태아의 심장 소리를 들은 방영주는 의사를 향해 “선생님 하지 마세요. 무서워요. 나 무서워. 제발 안 듣고 싶어”라며 정현을 끌어안고 오열했다. 이후 병원을 나온 방영주는 정현에게 “나 진짜 너만 믿고 직진한다”라면서 출산을 결심한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부 시청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여성의 신체 자기결정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드라마에서 청소년 임신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적절치 않았다는 것이다.

누리꾼 대부분은 드라마가 ‘미성년자의 임신과 출산’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미화할 뿐 아니라, 여성에게 임신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을 씌운다며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2022년에 임신한 전교 1등 고3 캐릭터를 만드는 의도가 무엇이냐”며 “가학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고등학생들에게 환상만 심어주는 것 같다”며 “진부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른 누리꾼은 “미성년자여도 생기면 무조건 낳으라는 것이냐”며 “낙태죄도 폐지됐는데 아이를 지우면 죄책감을 가지라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앞서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데다가 지난해부터 낙태죄가 효력을 상실했는데도 여전히 낙태를 잘못된 행동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들의 블루스‘는 노희경 작가의 신작이다. 배우 이병헌과 차승원, 이정은, 신민아, 한지민, 김우빈 등이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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