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달리고 싶다” 쿠팡·배민 본사 앞에 모인 기사들

입력 2022-04-2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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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기본료·알고리즘, 난폭 운행 내몬다”
라이더유니온, 쿠팡·배민 본사 앞 시위

▲라이더유니온 회원들이 27일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라이더보호법 제정, 산재보험 전속서 기준 폐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우리도 안전 운행하고 싶다. 교통 법규를 위반할수록 인센티브를 주는 시스템을 만든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왜 묻지 않느냐”

27일 수많은 오토바이 이끌고 쿠팡 본사 앞에 선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 위원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라이더 유니온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연 다음, 우아한 형제들 본사까지 오토바이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배달 라이더의 산재 보험 전속성 기준 폐지와 안전 배달료 도입, 배달 대행 사업자 등록제 등의 내용을 담은 라이더보호법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조병구 라이더 유니온 부산경남 지부장은 “라이더 보호법은 저희들 밥그릇 챙기자 만든 법이 아니라 난폭 운전하지 않기 위해 만든 법”이라고 강조했다.

현행법상 배달 근로자가 산재 보험을 위해 전속성을 인정받으려면, 한 업체에서 받은 월 소득이 116만 4000원 이상, 근로 시간은 97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배달 기사 대부분 여러 대행업체로부터 일감을 받는 경우가 많아 전속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라이더 유니온은 지난 25일 대통령 인수위원회와 만나 산재 전속성 기준 폐지 필요성을 전달했고, 인수위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산재보상보호법 개정안을 국정 과제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들은 최근 쿠팡과 배민이 일부 지역에서 시작한 단건 배달 위탁 사업 역시 비판했다. 배달 시장을 ‘다단계화’해 라이더의 노동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배달 시장은 입점 업주와 배달 기사, 배달대행업체, 배달대행플랫폼, 배달플랫폼 등 다양한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배달비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라이더 유니온은 배달 플랫폼이 배달 시장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며 알고리즘 공개 등도 요구했다. 박정훈 위원장은 “콜을 너무 많이 거절하면 한 10분 간 콜 안 줄게. 계정 정지될 수도 있으니 알아서 해. 이걸 인간이 말하면 악덕 사장이 되고 알고리즘이 말하면 4차 산업 혁명이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근 배민이 도입한 실거리 요금제 역시 실제 거리인 내비게이션 거리보다 짧아 요금을 적게 지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사들이 실제 운행을 해보니 배민 알고리즘 상 측정된 거리가 실제 거리 보다 최대 1.3km 차이 나는 경우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우아한 형제들 측은 “최근 도입된 당사의 실거리 기반 배차 시스템은 상시적으로 점검 및 고도화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라이더(사용자)의 경로 설정 및 조건에 따라 예상 이동거리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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