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뛰자 월세 수요 급증
집주인들 보유세 부담 증가에
'전세의 월세 전환'도 가속도
서울 아파트 월세난이 계속되고 있다. 임대차3법과 금리 인상 영향으로 아파트 월세는 많이 오르고 월세 매물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이달 KB월세지수(2019년 1월=100)는 111.8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KB아파트 월세지수는 전용면적 95㎡형 이하 중형 아파트의 월세 추이를 조사해 산출한다. 이 지수는 2020년 8월 100.4를 시작으로 이달 111.8까지 치솟아 매달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인천과 경기의 이달 월세 지수도 각각 113.1, 112.4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집값 급등과 함께 전셋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반전세 또는 월세를 찾으면서 월세지수가 급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 증가에 따른 다주택자들의 세입자 조세 부담 전가와 금융당국의 전세대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월세 수요와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집주인들의 보유세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전세는 반전세로 바꾸거나 월세는 임대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세입자들에게 세금을 전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전체 거래량은 1만8244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계약은 7029건으로 38.5%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2월 33.9%보다 약 5%포인트가량 늘어난 수치다.
평균 월세도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평균 월세 임대료는 1월 124만9000원, 9월 125만2000원, 3월 125만3000원 등으로 올랐다. 월세 보증금도 2월 2억404만 원, 3월 2억419만 원 등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초고가 월세 시장은 한발 앞서 치솟은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 전용면적 241㎡형은 9일 보증금 4억 원, 월세 2600만 원(36층)에 계약서를 썼다. 갤러리아포레 준공 이후 같은 평형에서 월세 2000만 원대 거래는 처음이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면적 156㎡형 역시 11일 보증금 3억 원, 월세 1400만 원(23층)에 거래되며 해당 평형 최고가 월세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21일에는 강남구 PH129(더펜트하우스 청담) 전용면적 273㎡형이 보증금 4억 원, 월세 4000만 원(6층)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돼 역대 최고가 월세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