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F 소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서점에 SF 소설이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권에 오르면서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4일 서점가에 따르면 정보라의 ‘저주토끼’ 부커상 최종 후보 선정과 해외 수출, 김초엽의 ‘지구 끝의 온실’ 영상화 제작 등 국내 SF 소설에 대한 다양한 이슈와 함께 관련 도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보라의 ‘저주토끼’는 7일(현지시각)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마법적 사실주의, 호러, SF의 경계를 초월했다”며 “현대 사회에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매우 현실적인 공포와 잔인함을 다루기 위해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들을 사용한다”고 평했다.
김초엽의 첫 장편소설인 ‘지구 끝의 온실’도 최근 10만 부 판매를 돌파했다. 이 책은 독성물질로 인해 더는 지구에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을 배경으로 한 SF 소설이다. 소설의 인기로 영상화 제작까지 확정했다.
현재 교보문고 SF/과학소설 분야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보면,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1위다. 이어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작인 천선란의 ‘천 개의 파랑’은 2위를 차지했다.
우다영, 조예은, 문보영, 심너울, 박서련 등 국내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중·단편 SF 앤솔러지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과 ‘외계인이 인류를 관찰한다면 어떤 보고서를 남길까?’ 등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곽재식의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 등이 5위권 내에 있다.
돌기민의 ‘보행연습’도 주목할 만하다. 2월에 출간된 이 책은 지구에 불시착한 식인 외계인 ‘무무’의 시선을 통해 젠더, 장애, 육식 등 주제를 날카롭게 꼬집은 SF 소설이다.
‘보행연습’은 국내 출간 전 영미권에 판권이 수출됐다. 한국 SF 소설의 세계화를 이끌 소설로 각광받고 있다.
한편, 생명과 진화의 본질을 찾는 SF 소설인 고승현의 ‘이데온’이 20일 출간됐다. 출판사에 따르면 이 책은 정통 SF 소설의 반대편에 있는 소프트 SF 소설이다. 딱딱한 과학적, 물리적 배경보다는 현실의 문제를 다루면서 그 안에서 휴머니즘과 소외된 것들을 찾는 이야기다. ‘이데온’은 향후 SF 소설의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