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강달러 행진…달러 가치 2년 만에 최고

입력 2022-04-21 14:46수정 2022-04-2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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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 달러지수, 2020년 5월 이후 최고 수준
올해 달러, 엔 대비 10% 이상, 유로 대비 5% 넘게 올라
연준 긴축·우크라 전쟁에 달러 수요 늘어

▲월스트리트저널(WSJ) 달러지수 추이. 한국시간 21일 오후 2시 30분 현재 92.97.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달러 ‘몸값’이 치솟고 있다. 달러 가치가 2년래 최고치를 돌파한 가운데 추가 상승 여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1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월스트리트저널 달러지수’는 최근 15거래일 중 13일 상승해 2020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 가치는 올해 들어 일본 엔 대비 10% 이상, 유로 대비 5% 넘게 뛰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시장이 패닉에 빠졌던 2020년 3월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 경제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가운데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달러 선호 심리를 부추겼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5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과 양적긴축을 예고했다. 연준이 약 15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미국 국채 금리도 수년 만의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 성장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안전자산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도 달러 가치 상승을 견인했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물가 급등에도 금리 인상에 신중한 모습이다.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가 빠르게 식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바클레이스의 크리스틴 매클라우드 글로벌 외환전략가는 “통상 달러 가치는 위험을 회피하고자 할 때 혹은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양호할 때 오른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 두 가지 상황이 함께 나타나면서 달러 가치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달러 가치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현재 달러 가치가 정점에 이르렀다며 추가 상승은 어렵다고 분석한다. 현재 강달러는 주식시장 약세, 프랑스 대선 등 일회성 사건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일부 트레이더들은 ‘리버스 녹아웃’ 콜옵션을 매입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달러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가치가 없어진다.

반면 달러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미국 경제지표가 나빠지거나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에서 발을 빼지 않는 한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달러 매입을 더 늘리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환율전략 책임자인 데이비드 애덤스는 “달러화를 매입하거나 보유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달러화와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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