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해상석유 생산’ 가이아나, 엑손모빌 제동...“국영회사 검토”

입력 2022-04-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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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엑손모빌 석유 발견 후 급성장
IMF, 올해 가이아나 경제성장률 47% 제시
정부, 천연자원에 의존하다 망하는 네덜란드병 우려
교육, 건강, 인프라 투자 늘리고 자체 유전 탐사 고려

▲바라트 자그데오 가이아나 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블룸버그NEF서밋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출처 자그데오 페이스북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이자 세계 최대 해상석유 본거지인 남미 가이아나가 그간 자국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준 석유회사 엑손모빌과 거리를 두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가이아나는 차기 탐사 지역 입찰에서 엑손모빌을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국영회사 설립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바라트 자그데오 가이아나 부통령은 뉴욕에서 열린 블룸버그NEF서밋에서 “엑손모빌과의 재계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며 “검토 중인 한 가지 옵션은 중동의 한 전략적 파트너와 국영석유회사를 운영하면서 탐사 자격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이아나는 엑손모빌이 2015년 자국 바다에서 석유를 발견하면서 경제부국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가이아나 해상에 매장된 석유가 약 80억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가이아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무려 47%로 제시했다. 2020년 43%, 지난해 20%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인구 80만 명의 가이아나는 2025년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80만 배럴로 늘려 1인당 생산량에서 쿠웨이트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가이아나는 엑손모빌의 도움으로 성장할 수 있었지만, 자립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자그데오 부통령은 “정부는 네덜란드병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길 원한다”며 “현시점에서 경제 활동의 다변화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해 국부펀드를 설립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했고, 자원이 낭비되지 않도록 교육과 건강, 인프라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병은 천연자원에 의존해 급성장한 국가가 산업 경쟁력에서 뒤떨어지면서 무너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당장은 엑손모빌을 통해 석유를 팔아 부를 축적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사업은 아니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한편 엑손모빌과 가이아나 정부의 계약이 아직 유효한 만큼 엑손모빌은 2025년까지는 석유 시추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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