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대만, ‘위드’냐 ‘제로’냐…코로나19 확진자 사상 최대

입력 2022-04-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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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 방역국 꼽혔던 대만, 오미크론 확산에 골머리
18일 신규 확진자 1390명으로 역대 최다
확진자 급증에도 ‘위드 코로나’ 정책 채택 가능성
고령화 사회라는 점에서 우려 목소리도

▲대만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추이. 단위 1000명. 18일 1390명. 출처 불름버그
전 세계에서 방역 모범국으로 손꼽혔던 대만이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뉴질랜드처럼 ‘위드 코로나’ 정책을 택할지, 홍콩처럼 엄격한 방역을 고수할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대만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9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최근 5일 평균 신규 확진자는 1176명에 달한다. 앞서 천스중 대만 보건부 장관은 12일 브리핑에서 이달 말까지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대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이 같은 경고가 불과 3일 만에 현실화한 것이다.

대만은 그간 국경 통제와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밀접 접촉자 추적 전략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해왔다. 확산 방지 정책 효과에 반도체 업체들이 수출과 경제 성장을 주도했으며 실업률도 21년여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상륙, 대만의 대규모 발병 억제 노력에 타격을 주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에 신규 확진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기업들은 국경을 개방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타이신증권의 윈스턴 차오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이 관광객보다 경제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려면 국경 개방이 중요하다”면서 “대만에서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투자를 하려면 투자자들이 직접 대만에 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만이 뉴질랜드식 ‘위드 코로나’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감염자의 99%가 경증이거나 무증상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만은 현재 의무검역을 10일로 단축한 상황이며, 많은 도시에서 더는 감염자 동선 추적이 불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당국이 경제적 필요와 공중보건에 대한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나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만이 고령화 사회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75세 이상 인구의 72%가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라는 점에서 대부분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노인이었던 홍콩의 발병 상황보다는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만의 12세 이상 인구 가운데 16%가 백신을 접종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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