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정상 개최’ 보스턴 마라톤, 9년 전 테러로 동생 잃은 형 완주

입력 2022-04-1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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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취소ㆍ축소됐다가 올해 정상적으로 개최
우크라이나인들, 조국 국기 들며 평화 기원
러시아ㆍ벨라루스는 출전 금지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18일(현지시간) 열린 가운데 2013년 대회 당시 폭탄 테러로 동생 마틴을 잃은 헨리 리처드가 완주하고 나서 가족들과 포옹하고 있다. 보스턴/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중단되거나 축소 진행됐던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18일(현지시간) 3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보스턴 마라톤은 1897년부터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까지 매년 4월 개최됐다. 그러나 2020년에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대회가 취소됐다. 작년에는 10월 엘리트 선수들만 참가하는 것으로 축소 진행됐다.

이날 선수와 장애인 선수, 아마추어 등 약 3만 명의 참가자가 성황리에 대회를 치렀다. 케냐가 남자부와 여자부 우승을 휩쓸었다. 에번스 체벳이 2시간 6분 51초로 남자부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생애 처음으로 글로벌 메이저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했다. 여자부는 페레스 제프치르치르가 2시간 21분 1초로 우승했다.

2013년 대회 당시 폭탄 테러로 동생 마틴을 잃은 헨리 리처드는 이날 완주하고 나서 가족들과 포옹하며 뜨겁게 울었다. 9년 전 테러로 8세의 마틴을 포함해 3명이 사망하고 264명이 부상했다. 헨리는 “마틴이 나와 함께 했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우리 둘과 여동생, 나머지 가족을 위해 달렸다.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 다시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이 살아있었다면 올해 6월 18세가 됐을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전쟁이 한창인 우크라이나 시민도 국기를 들거나 어깨에 걸친 채 마라톤에 참가했다.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33세의 우크라이나 마라토너 드미트로 몰차노프는 완주하고 나서 국기를 펼쳐 보였다.

올해 대회에는 4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인이 등록했지만, 러시아의 침공으로 많은 사람이 출발선에 서지 못했다.

몰차노프는 대회에 실제로 뛴 12명의 우크라이나 시민 중 가장 빠른 2시간 39분 20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이곳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했다"며 "우리는 싸우고 있으며 곧 평화가 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의미로 주최 측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천을 금지했다. 다만 두 나라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출전이 허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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