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정권 교체 시위에 석유 공급 차질...유가 상승 압박

입력 2022-04-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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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침입에 주요 유전과 항구 운영 중단
1월에도 송유관 문제로 가동 멈춰 유가 치솟아
우크라이나 결사항전 더해져 유가 추가 상승 우려

▲사진은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2020년 2월 17일 한 남성이 국기를 흔들고 있다. 트리폴리/신화뉴시스
리비아에서 압둘 하미드 모함메드 드베이바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확산하면서 석유 공급에까지 차질을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리비아 사태가 유가를 추가 압박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비아 국가석유공사(NOC)는 성명을 내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알필 유전 지역에 침입함에 따라 이곳 생산을 중단했다”며 “불가항력 선언을 한다”고 밝혔다.

불가항력 선언이란 제조나 원유업계에서 피치 못할 상황이 벌어졌을 때 계약을 중단할 수 있는 장치를 의미한다. 이번 중단 전까지 알필 유전은 하루 6만5000배럴 상당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었다.

시위대는 항구에까지 침입하면서 리비아 정부는 멜리타 항구에 화물 적재 금지령을 선포했고 즈위트나 항구도 가동을 중단했다. 즈위트나 항구 관계자는 “유조선 한 척당 100만 배럴 이상 적재하는 것이 금지됐다”고 설명했다.

리비아는 2월 파티 바샤가 전 내무장관을 새 임시 총리로 선임했지만, 드베이바 총리가 자리에서 내려오기를 거부하면서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 드베이바 총리 역시 임시 총리일 만큼 리비아는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알 카다피의 몰락 이후 정국 혼란을 겪고 있다.

문제는 리비아가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가라는 점이다. 리비아는 지난해 하루 평균 120만 배럴을 생산했다.

올해 들어선 1월 송유관 수리 문제로 샤라라 유전에서 생산이 중단된 여파에 하루 평균 생산량이 100만 배럴 수준으로 줄었다. 1월 중단 당시 생산량이 하루 50만 배럴 이상 줄어들면서 국제유가가 치솟았다. 샤라라 유전이 가동을 멈춘 알필 유전 인근에 있는 만큼 다시 한번 중단될 우려가 크다.

게다가 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한 치 양보 없는 전쟁을 치르면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58% 상승한 배럴당 106.95달러에, 브렌트유는 2.68% 오른 111.70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우크라이나는 마리우폴에서 항복하라는 러시아의 최후통첩을 거절하고 결사 항전을 다짐했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대도시 중 무너진 곳은 한 곳도 없다”며 “아직 마리우폴에 병력이 있는 만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항구와 유전 셧다운은 정치 위기가 악화하는 리비아의 석유 산업을 강타한 최근의 사건”이라며 “글로벌 원유 시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브렌트유가 110달러 이상 급등하는 등 이미 타이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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