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별종의 장난?" "혁신가의 전략?"…머스크 새 장난감 된 '트위터'

입력 2022-04-12 14:58수정 2023-08-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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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출처 : AP연합뉴스

별종의 또 다른 장난일까? 혁신가의 새로운 인수합병 전략일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지분을 ‘깜짝 인수’ 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트위터 경영 참여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다가 갑작스럽게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것인데요.

머스크의 변덕에 관련 업계는 혼란스러운 모습입니다. 그러면서 머스크의 속셈이 과연 무엇인지 부지런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데요.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간 기행을 일삼아 왔던 머스크의 또 다른 장난일 뿐이라며 의미를 축소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트위터 완전 인수를 위한 고도의 전술이라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합니다. 과연 머스크의 속셈은 무엇일까요.

머스크, 트위터 이사회에 합류 안 한다

10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머스크의 이사회 활동은 공식적으로 9일 발효될 예정이었지만, 당일 오전 그가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아그라왈 CEO는 “우린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협력하는 데 관심이 있다”며 “최대주주가 이사회에 있든 없든 주주의 의견을 항상 소중하게 여기고 머스크 의견에 귀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트위터의 목표와 우선순위에는 변함없다”며 “우리가 내리는 결정과 실행 방식은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손에 달려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6일(현지시간) 트위터는 머스크 CEO를 이사회에 합류시킨다고 발표했습니다. 머스크 CEO가 뱅가드를 밀어내고 최대주주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죠. 임기는 2024년 정기 주주총회까지로, 이사 임기가 끝나고 90일까지 머스크의 트위터 지분율 상한을 14.9%로 정하고 샌프란시스코 본사를 인수하지 않겠다는 내용에도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머스크는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트위터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수동적 지분’을 가진 투자자라고 신고했다가, 다시 적극적 투자자를 의미하는 ‘13D’ 양식에 맞춰 지분 취득 신고서를 제출하는 정성(?)까지 보였죠.

인수 후에는 트위터의 변화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의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 관한 글을 올린 것인데요. 지난해 6월 출시된 트위터 블루는 트위터의 첫 구독 서비스로 프리미엄 기능 전용 이용권을 제공합니다. 월별로 구독을 갱신하는 모델로 현재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이용이 가능한데요. 월 구독료는 2.99달러로 책정돼있습니다.

그런데 머스크가 트위터에 “(트위터 블루 구독료) 가격은 아마 월 2달러(약 2450원) 이하가 돼야 하고, 12개월 치 선불로 지불해야 한다”며 “계정이 스캠(사기)에 사용됐을 경우 환불 없이 정지된다”고 했습니다. 또 “광고도 없을 것”이라며 “트위터가 생존하기 위해 광고 수입에 의존한다면 (트위터) 정책을 좌우할 기업들의 힘이 커지게 된다”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암호화폐 ‘도지코인’을 결제 옵션에 추가하는 방안도 제안했습니다.

설문조사도 실시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본사로 출근해서 일하는 사람이 없으니 노숙자 쉼터로 전환할 것인지 물은 것이죠.

SEC와 갈등 때문? 적대적 M&A 위해?…머스크 행보 두고 의견 분분

이랬던 머스크가 갑자기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자, 관련 업계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머스크의 이사회 불참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완전히 인수하기 위해 한발 물러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머스크를 이사회에 참여시키며 임기 2년, 이사로 있는 기간 중 트위터 주식의 14.9%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이에 트위터 주식 50% 이상을 인수할 수 있는 자금력을 보유한 머스크가 15%도 안 되는 지분을 보유하는데 만족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 것입니다. 그가 트위터의 지분을 15% 이상 인수할 경우 머스크는 트위터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더 직접적으로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자신의 비전에 맞춰 정책 변경도 나설 수 있습니다. 그는 평소에도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준수하지 않는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 왔습니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머스크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트위터에 대해 더욱 적대적 입장을 취할 수 있고, 적극적 투자자로서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수 있다”며 “머스크와 트위터간 ‘왕좌의 게임’이 벌어질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머스크가 이사회 불참뿐 아니라 이미 보유한 지분을 팔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머스크는 이미 수차례 SEC와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트위터 인수로 또 다른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도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직을 거절한 것이 미 증권 당국의 조사와 관련돼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취득 공시 때부터 규정을 어겼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증권법령에선 특정 기업의 지분을 5% 초과해 보유할 경우 지분 취득 후 휴일을 포함한 10일 이내에 이를 공시해야 하는데, 머스크가 ‘늦장 공시’를 한것이죠. 또 수동적 투자자로 공시했다가 이 내용도 바꿨습니다. 이로 인해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가 되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습니다.

이에 머스크는 이사 자리를 거절한 후 지난 주말 사이 트위터와 관련해 올린 트윗 일부를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머스크의 의도가 어떻든지 간에 트위터는 머스크발(發) 폭풍에 휘말리게 됐네요. 지분 인수 이전에도 8000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기반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머크스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물론 머스크는 현재 트위터 지분을 변경할 계획이나 의도도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언제든 자신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회사 상품과 서비스, 합병 계획, 지배구조 문제 등 트위터의 다양한 문제에 관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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