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벨라루스·러시아인들은 우크라서 왜 러시아군에 총을 겨눴나

입력 2022-04-08 15:17수정 2022-04-0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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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인 수백 명, 이미 우크라군에 합류
1000명 이상이 우크라군 합류 대기 중
우크라 전쟁이 고국의 자유해방을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
러시아인들로만 구성된 부대도 있어...최전선 배치 준비 중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수도를 포함한 키이우주 전역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키이우/AP뉴시스

우크라 다음은 벨라루스

"독립적인 우크라이나 없이 독립적인 벨라루스도 없다. 이것이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첫 목적지라면 두 번째 목적지는 벨라루스가 될 수도 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2개월 가까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대표적인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 국민이 우크라이나군에 합류해 자국 군대와 싸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벨라루스에서 자발적으로 온 수백 명이 이미 우크라이나군에 합류한 상태며, 1000명 이상이 합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2020년 부정선거로 얼룩진 대선 이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정권의 유혈탄압에서 탈출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고국의 자유 해방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한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자국 군대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주둔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국경에는 수 만 명의 러시아 군인과 전투기가 배치됐다.

▲2020년 8월 16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고 있다. 민스크/AP뉴시스

벨라루스인으로 구성된 부대명 '카스투스 칼리노스키'

벨라루스인들로 구성된 군부대는 19세기 제정 러시아에 대항했던 지도자 카스투스 칼리노스키(Kastus Kalinouski)의 이름을 따서 활동하고 있다. 이 부대는 현재 20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정규 우크라이나군에 소속돼 있다. 부대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과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서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치렀던 전역 군인에서부터 전투 경험이 전혀 없는 시민운동가에서부터 블로거, 대학생 등 다양하다.

이 부대는 이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방어를 위한 교전에 수차례 참여했다. 일부는 러시아군의 보급품 수송로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벨라루스 출신 군부대는 키이우뿐만 아니라 오데사와 루츠크 등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부대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에 맞서왔던 야당 지도부 출신 프라낙 비아코르카는 리투아니아로 망명했다가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합류했다. 그는 "벨라루스의 존재 자체가 지금 위협받고 있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라는 국가가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면 벨라루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전 중 포로로 잡혔던 러시아인들을 포함해 러시아인들로만 구성된 별도 부대도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들을 최전선에 배치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에 합류한 러시아 군인들의 군복에는 러시아 야권 인사들이 선호하는 새로운 러시아 국기가 붙어 있다.

▲키프로스 라미솔에서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시위에서 참여자들이 백청백기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있다. 라미솔/AP뉴시스

파시스트가 돼버린 푸틴 추종자들과의 싸움

2014년 크림반도 병합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러시아 의회 의원이자 현재 키이우에 거주하는 일리야 포노마레프 전 러시아 의원은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에 합류한 러시아인들을 향해 반나치 독일인들의 합류로 비유했다. 2차 대전 당시 반(反)나치 독일인들은 노르웨이서 독일인들과 싸웠다.

포노마레프 전 의원은 "이 전쟁에서 푸틴의 군대에 맞서 싸우고 싶어하는 수천 명의 러시안을 알고 있다"면서 "그들은 러시아 동포들을 죽이고 싶은 것이 아니라 80년 전 파시스트와 똑같아진 푸틴 지지자들을 죽이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뿐만 아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러시아 침략군에 맞서 자발적으로 전투 의사를 밝힌 외국인으로 구성된 ‘외인부대’를 결성됐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들을 과거 스페인 내전 시기 창설됐던 '국제 군단'(international legion)이라고 부르며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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