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향 러시아 비료 공급 중단 D-30...세계 식량 가격 더 크게 요동치나

입력 2022-04-0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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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브라질 향하는 마지막 비료 선적분 내달 5일 도착
우크라이나 전쟁 후 브라질행 선박 모두 운항 중단
세계 최대 작물 재배국 브라질, 비료 85% 러시아서 수입
2월 사상 최고치 찍은 세계식량가격, 추가 인상 우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농가에서 지난해 12월 1일 농민들이 열매를 수확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브라질로 향하는 러시아산 비료 선적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내달 마지막 선적이 브라질에 하역할 예정인 가운데 세계 최대 작물 재배국인 브라질의 수급 차질에 세계 식량 가격이 더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브라질로 향하는 마지막 선적분이 55만 톤의 비료를 싣고 내달 5일 브라질에 도착할 예정이다.

보통 러시아에서 브라질로 선박이 이동하는 데 30~40일 걸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은 후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브라질로 출발한 선박은 없다. 현재 브라질로 오고 있는 마지막 선박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 출발한 배로, 약 한 달 뒤 브라질에 닿는다.

세계 최대 작물 재배국인 브라질은 비료 85%를 러시아에서 받아와 커피와 설탕, 대두 등 재배에 활용하고 있다. 칼륨과 질소의 경우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는다. 마지막 선적에 실린 비료의 절반가량도 칼륨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난해 브라질이 외부에서 공급받은 비료는 약 4600만 톤에 달하는 만큼 55만 톤은 현 상황을 버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내달 하역이 마무리되면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단락될 때까지 브라질에 추가 공급될 물량은 없을 전망이다. 금융사 스톤X는 5월과 6월에 걸쳐 브라질 수입이 줄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하반기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러시아에서의 공급이 끊기면 자연스레 비료 가격 인상과 함께 세계 식량 가격 인상을 유발할 것이라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테레사 크리스티나 브라질 농림부 장관은 “농가의 비료 소비를 억제하면 작물 수확량이 줄어들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해 식량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이는 세계 기아 문제를 악화해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세계 식량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가파르게 오른 상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달 발표한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40.7을 기록해 전년 대비 20.7% 급등했다. 1996년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로, 커피를 비롯해 밀과 옥수수 등 주요 식량 가격이 일제히 치솟았다.

인더미트 길 세계은행(WB) 총재는 과거 “우크라이나 갈등이 계속된다면 코로나19 위기보다 그 영향은 더 클 것”이라며 “코로나19 봉쇄는 인위적인 정책 결정이어서 되돌릴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는 쉽게 되돌릴 수 있는 옵션이 많지 않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브라질이 러시아로부터 필수 비료를 마지막으로 받고 있다”며 “세계 작물 공급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브라질의 비료 부족은 전 세계적으로 더 적은 수확량과 더 높은 식량 가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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