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 시작에 실적전망 조정株 주목…‘고유가 수혜’ 최상위권

입력 2022-04-06 15:02수정 2022-04-0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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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멕시코주 러빙턴 인근의 한 유전에서 펌핑잭이 석유를 뽑아올리고 있다. 러빙턴/AP뉴시스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증권가가 현대중공업·OCI·S-Oil 등 고유가 수혜 종목의 실적 전망을 높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국제 유가 상승세가 영향을 미친 조선, 정유·화학, 항공 종목 등이 영업이익 전망 상향 종목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우크라 사태로 인한 철강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 공급 대란 등도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영업익 추정치가 높아진 종목일수록 ‘어닝 서프라이즈(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낸 코스피200종목 중 최근 3개월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추정치 증감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현대중공업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92억3300만 원으로 3개월 전 대비 202.7% 올랐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상승, 액화천연가스(LNG) 특수선박 발주가 늘면서 가파른 이익개선이 예상된 것이 추정치 상향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유럽(EU)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면서 LNG물동량이 확대되고, LNG를 러시아 이외의 국가에서 조달할 거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항공주인 대한항공의 영업익 전망치 상향 폭이 두번째로 컸다.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익 추정치는 5969억 원으로 3개월 새 90.7% 상승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빚어진 물류 차질에 1분기 화물 운임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된 점이 컸다. 또 고공행진을 이어온 국제유가에 유류비가 커지긴 했으나 ‘보복 해외여행 수요’ 폭발로 여객이 회복되고, 유류할증료 상승으로 운임이 비용을 상회할 거란 전망도 나왔다.

▲코스피200 종목 중 최근 3개월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추정치 상위 10개(출처=에프앤가이드)

정유·화학주도 실적 전망폭이 컸다. OCI는 1분기 영업익 추정치 1849억 원으로 3개월 전보다 76%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대체 에너지 수요가 증가, 태양전지 생산용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인 OCI가 수혜를 입을 거라 예상한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 및 카본소재 부문에서 카본블랙, 벤젠 등 주요 제품 가격도 유가 상승에 연동돼 상승할 전망이다.

S-Oil은 1분기 영업익 추정치가 1조472억 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만에 37.7% 상승한 수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재고평가이익이 대폭 발생하고, 정제마진이 급등하면서 어닝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완연하게 회복되고 있던 와중에 러시아 제재로 유럽 및 글로벌 석유 제품 공급 차질이 발생하며 한번도 보지 못했던 레벨까지 대폭 상승했다”며 “유가도 정제마진과 재고평가이익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영업이익 추정치가 28% 늘어난 1502억 원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영향으로 유럽 및 미국 지역의 철강 제품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냉연수출 가격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후판 판매량도 국내 조선업체들의 건조량이 늘면서 회복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이외에도 롯데정밀화학(24.19%), LG이노텍(22.35%), DB하이텍(21.55%) 등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늘었다.

섹터별로 보면 코스피 운수창고가 3개월내 46.45%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종목별로는 HMM, 대한항공, 현대글로비스, 팬오션 등이 꼽힌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국기업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이어졌지만, 3월 이후 실적이 소폭 상향 조정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4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 된 이후 1분기 실적에는 예년과 유사한 기대감이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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