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예고에도…아파트 시장 '시큰둥'

입력 2022-04-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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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유예 추진" 발표 후 닷새간
서울 아파트 매물건수 2.1% 줄어
지방도 늘어난 곳은 광주·세종뿐
다주택자 "집값 더 오른다" 버티기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1년간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부동산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오히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서울 대부분 지역에선 매물이 더 줄어드는 모양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로 ‘퇴로’는 열렸지만, 오히려 차기 정부에서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자 다주택자는 집값 상승을 예상해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강남3구를 포함한 서울 내 아파트 매물량은 인수위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유예 검토를 발표하기 전보다 줄었다. 서울 아파트 매물건수는 지난달 30일 5만2026건에서 이날 5만978건으로 2.1%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 감소세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정책 의도와 정반대 결과다. 물론, 아직 양도세 중과 정책이 시행되지 않았고, 정책 이후 시장이 변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매물이 줄어든 것은 정책 의도와 다른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집을 내놓은 잔금을 치르기까지 수개월 이상 걸리는 만큼 6월 1일부터 적용되는 다주택자 보유세(재산세+양도소득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매물이 시장에 나와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강남지역의 매물 감소세가 도드라졌다. 아실에 따르면 이 기간 강남구는 4191건에서 3960건으로 5.6% 감소했다. 서초구는 3819건에서 3674건으로 3.8% 줄었고, 강동구와 송파구 역시 각각 3.6%와 3.4%씩 줄어 서울 평균 이상으로 매물이 감소했다. 반면 매물이 늘어난 곳은 금천구와 마포구, 성동구, 성북구 등 4곳이다. 가장 많이 늘어난 금천구는 0.5%(4건)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렇듯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 시행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시장 반응이 미지근한 이유는 결국 차기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보유세 인상분을 감내하더라도, 앞으로 규제 완화로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므로 굳이 집을 내놓지 않는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전국 단위로 살펴봐도 뚜렷한 매물 증가세는 찾아보기 어렵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후 아파트 매물이 늘어난 지역은 광주(0.7%)와 세종(0.4%) 두 곳뿐이다. 건수로 따지면 각각 68건과 22건으로 매물이 급증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강남구 B공인 관계자는 “사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여야 대선 후보 누가 되든 시행될 공통 공약이었다”며 “애당초 차익을 실현할 다주택자는 일찌감치 팔 생각으로 움직였고, 지금 손해를 보면서 급매로 집을 내놓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시세보다 높여 부르거나 일단 내놓고 관망하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과 서초, 주요 재건축단지 등 핵심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는 만큼 당장 집을 팔기 어려워 아예 대기 중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해당 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부동산 거래 때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하고, 매수자는 3개월 내 잔금을 낸 뒤 6개월 내 입주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계약갱신청구권이 남은 주택은 집주인이 직접 입주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해 유예 기간인 ‘1년 이내’ 매도가 어렵다는 의견이다. 현재 서울 내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총 54.36㎢ 규모로 시 전체 면적의 9.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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