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유가 잡기 본격화…비축유 하루 100만 배럴 방출 준비

입력 2022-03-3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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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발 에너지 정책 발표 시 포함 예정
바이든, 인플레·유가 폭등에 지지율 바닥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유가 진정에 적극 행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에멧 틸 린치 금지’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제유가 잡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략비축유를 단발 형태가 아니라 꾸준하게 방출하는 방안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전략비축유를 하루 100만 배럴씩 방출하는 내용을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행정부의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데, 발표 내용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전날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하루 만에 반등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대 상승했고 브렌트유도 1% 넘게 올랐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예정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아시아시장에서 WTI와 브렌트유 모두 5% 안팎으로 급락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추이. 단위 배럴당 달러. 한국시간 3월 31일 오후 3시 50분 현재 102.33달러. 출처 CNBC

이처럼 유가는 그간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라 출렁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최근엔 서방이 대러 제재 목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을 제한하려 하자 수급 우려가 커지면서 치솟았다. 폴란드는 전날 연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앞서 미국도 러시아산 원유와 기타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러 제재가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 차례 경고했지만,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유가 진정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NBC뉴스의 3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0%를 기록해 지난해 1월 취임 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응답자의 71%가 “나라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 휘발유 가격 인상과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 등을 꼽았다.

또 미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의 설문에선 “2024년 대선이 당장 열리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겠다”는 응답률이 4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응답률은 41%에 그쳤다.

WSJ는 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휘발유 가격 인상을 해결해야 한다는 공화당의 압박을 받은 것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1월과 3월에도 각각 5000만 배럴과 3000만 배럴의 석유를 시장에 내보냈다. 하지만 유가는 방출할 때만 잠시 안정을 되찾을 뿐 행정부가 원하는 수준으로 내려가진 않았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몇 주에 걸쳐 다시 회의에 들어갔고 결국 일일 방출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감축 계획에 대해선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에 브리핑했다”며 “유가가 계속 오른다면 일일 방출을 몇 달간 지속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지율에 발목 잡힌 바이든 대통령이 석유 공급을 활성화할 경우 지난 몇 년간 민주당의 버팀목이 돼 온 주요 진보단체들의 표심을 잃을 가능성도 있어 셈법은 복잡하다.

WSJ는 “많은 진보주의자는 정부가 장기적인 기후 의제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조처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일각에선 비축유 방출이 가격을 낮추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는 데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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