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신경관 결손 예측·예방 방법 찾았다

입력 2022-03-2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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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의과대학 선웅 교수팀, 신경관 형성 모사 ‘척수 오가노이드’ 개발

▲신경관 형성 과정을 모사하는 척수 오가노이드 (사진제공=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국내 연구진이 딥러닝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선천성 발달장애 중 하나인 신경관 결손을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 개발에 성공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선웅 교수 연구팀은 최근 신경관 형성을 모사하는 척수 오가노이드 개발에 성공하고 오가노이드 기반의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 활용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선웅 교수팀 주도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조일주 박사팀, 이화여자대학교 생명과학과 이상혁 교수팀, 인공지능벤처기업 인터마인즈 등 다수의 기관의 공동연구로 실시됐다.

오가노이드(Organoid)는 체외 배양을 통해 줄기세포로부터 형성되며, 생체 내의 발달 과정과 구조적 특징을 그대로 모방하며 형성되는 ‘미니 장기’다. 연구팀에 따르면 동물 실험은 윤리문제 뿐 아니라 질환 기전 연구나 신약 개발에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의 발생 과정 탐구, 질환의 원인 파악, 약물 개발과 부작용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가능한 오가노이드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신경관 결손은 선천적 기형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다. 전 세계에서 연간 약 30만 명의 태아에게서 발견된다. 신경관은 뇌, 척수로 구성된 중추신경계의 기반이 되는 발달 초기 신경조직으로 다른 조직과 상이한 초기 형태형성과정을 통해 발생한다.

태아 형성 과정에서 낭배형성이 일어나게 되면, 배아의 등 쪽에 위치한 특정 세포가 모양을 변형하며 신경관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을 신경관 형성(Neurulation)이라 하는데, 이때 신경관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비정상적인 신경관 접힘 과정이 선천성 발달장애 중 하나인 신경관 결손(Neural tube defects)을 일으킨다.

사람의 경우 신경관 형성 과정은 임신 3주차에 발생하기 때문에, 인간 특이적인 신경관 발생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는 물론 신경관 결손 발병기작, 예방에 대한 연구 역시 극히 제한적으로 진행되는 한계가 있었다.

선웅 교수팀은 2015년부터 척수 오가노이드를 개발해 왔다. 연구팀은 신경관 형성을 모사하는 척수 오가노이드 제작방법을 확립했고, 조직학·전사체·전기생리학 분석을 통해 실제 척수 조직과 유사함을 검증했다. 그 결과, 해당 제작 기술은 오가노이드의 임상기술 적용 부분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재현성과 정량성에 우수한 성과를 보임을 확인했다.

줄기세포 배양 기술과 최신 3차원 이미징 기술, 딥러닝 인공지능 기술 융합을 통해 High-through screening 접목을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로 수천 개의 오가노이드에 대한 약물 반응성을 고속·고효율로 검증했다.

▲고대의대_해부학교실 선웅_교수

연구팀은 임산부가 투여할 시 신경관 결손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위험 약물군을 포함해 총 6종의 항경련제를 선별했다. 이어 이를 이용한 신경관 결손 모델링을 수행했다. 연구에 따르면 기존 임상 결과와 동일하게 위험약물 처리군에서만 비정상적인 형태형성과정 및 신경관구조가 관찰됐다. 이로써 척수 오가노이드 모델의 활용성 검증에 성공했다.

선웅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척수 오가노이드는 약물개발의 임상 단계 이전 연구를 지원하는 새로운 모델로써 신약 개발과 약물 안전성 테스트의 효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오가노이드 기반 플랫폼의 활용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신경관 결손뿐만 아니라 다양한 뇌질환 모델을 만드는데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한국연구재단 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월28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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