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러시아?...아브라모비치ㆍ우크라 협상단 ‘독극물 중독 증세’

입력 2022-03-29 08:12수정 2022-03-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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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협상 직후 증세 나타나
살해 아닌 위협 의도로 보여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AFP연합뉴스
러시아와 평화협상에 나선 우크라이나 대표단, 평화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중독 의심 증세를 겪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협상단 2명과 아브라모비치가 3일 키이우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협상 직후 중독 의심 증세를 겪었다. 피부가 벗겨지고 눈이 충혈됐으며 시야가 흐려지고 두통이 나타났다.

아브라모비치는 당시 몇 시간 동안 시력을 상실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들은 회의를 마치고 키이우의 한 아파트로 이동한 후 중독 증세를 보였다. 다음 날 르비우, 폴란드를 거쳐 터키 이스탄불로 치료를 위해 이동했다.

공격 배후가 누구인지, 어떤 종류의 독극물이 사용됐는지 불분명한 상태다. 중독 증세를 보인 이들 모두 회복된 상태로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인자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일종의 전자파 공격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평화회담을 방해하려는 모스크바의 강경파들이 비밀리에 이들을 공격한 게 아니냐고 의심했다.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벨링캣의 수석조사관 크리스토 그로체프는 이들의 증상을 찍은 사진을 살펴봤으나 이스탄불로 급히 이동하느라 르비우에서 개인 검사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독일 조사팀이 나섰으나 독극물을 탐지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로체프는 이번 공격에 대해 죽일 의도가 아니라 경고였다고 설명했다.

그로체프는 러시아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2020년 신경작용제 중독 사건을 조사하기도 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부터 비공식 중재자로 관여해 왔다. 서방사회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을 제재하면서 아브라모비치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아브라모비치가 평화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는 이유로 제재를 자제해 줄 것을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러시아는 지난 15년 동안 여러 차례 독극물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의심받아 왔다. 2004년 우크라이나 정치인 빅토르 유셴코, 2006년 영국으로 망명한 반(反)푸틴 활동가 알렉산더 리트비넨코, 2018년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 독살 시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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