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안압 녹내장 조기 진단 바이오마커 제시…적극 치료에 도움

입력 2022-03-2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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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우 교수팀은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에서 각각의 방수 바이오마커 발현이 시야 손상(VF deterioration), 망막시신경세포 손상(RGC damage), 망막혈류 감소(Blood prefusion loss) 등의 진행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AH: 방수, GCIPL: 망막시신경세포층, VD: 망막혈관밀도, PD: 망막혈관관류) (사진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국내 연구진이 정상안압 녹내장의 진행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제시했다. 심할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녹내장을 환자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해도 선제적으로 진단해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할 전망이다.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 지용우 교수와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안과 이시형 교수 연구팀은 최근 정상안압 녹내장의 진행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수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시신경 질환인 녹내장은 심할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병증 초기에 시야는 좁아지더라도 시력 자체는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 이로 인해 환자 스스로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녹내장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은 비가역적 손상으로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하다.

이전까지 정상안압 녹내장 진행을 선제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분자생물학적 바이오마커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 수치임에도 시신경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에서 유병률이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용우(왼쪽)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이시형(오른쪽)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안과 교수 (사진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정상안압 녹내장 진행을 조기에 진단하는 수단으로 안구 내부에 있는 방수(안구액)의 단백체 변화에 주목했다.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 20명, 정상 대조군 20명 등 총 4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지용우 교수팀은 자체 보유한 최신 프로테오믹스 기술과 임상검사인 시야검사·시신경단층촬영(OCT)·망막혈관단층촬영(OCTA) 등을 활용해 녹내장의 임상 변화와 연관된 방수 단백체의 병리학적 기전을 밝히고 IGFBP2, C7, B2M, ENO1, DCD, KPRP 등 6개의 단백질을 정상안압 녹내장 진단의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성과를 제시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학술지이자 국제 학술저널 네이처의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방수 단백질을 바이오마커로 활용하면 환자 스스로 녹내장의 진행을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선제적으로 진단해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용우 교수는 “안구는 섬세하고 체액 샘플량이 매우 적어 기존까지는 분석에 한계가 있었으나 프로테오믹스를 포함한 오믹스 기법들이 발전한 덕에 적은 양의 방수로도 새로운 진단 및 치료 타겟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며 “향후 관련 연구를 이어나가 녹내장 등 안구 질환뿐만 아니라 암, 뇌질환 등 더욱 넓은 영역에서 의료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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