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사우디, 러시아-우크라이나...지정학 리스크에 유가 몸살

입력 2022-03-2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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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푸틴과 협상 실패하면 3차 세계대전” 경고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최후통첩...우크라는 결사항전 다짐
예멘 반군, 사우디 주요 석유시설 공격...아람코 시설 일부 화재
지난주 하락 마감했던 유가, 상승 전환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20일(현지시간) 한 시민이 폭격 맞은 거주지를 살피고 있다. 키이우/AP뉴시스
국제유가가 지정학적 리스크에 몸살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반군까지 연일 충돌하면서 유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주간 하락을 기록했던 유가가 이번 주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인다. 지난 주 초 배럴당 100달러 밑까지 내렸던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선물 거래에서 장중 다시 108달러를 넘어섰고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110달러를 재돌파했다.

이달 들어 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감에 따른 수급 불안에 치솟다가도 양국 회담 기대에 다시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장세를 겪고 있다. 최근 사태가 다시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유가는 상승 전환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이 실패하면 이번이 3차 세계대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에서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군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미하일 미진체프 러시아 국가국방관리센터 소장은 브리핑에서 “무기를 내려놓아라. 투항한 모든 사람은 마리우폴에서 안전하게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이 즉각 “우린 이미 러시아에 항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며 결사항전을 다짐하면서 분위기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지잔에서 20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공격에 아람코 시설이 불길에 휩싸였다. 지잔/AP뉴시스
주요 석유 공급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예멘 반군이 미사일과 드론을 활용해 주요 석유시설 6곳을 동시다발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우디 국방부는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해당 지역 민간 차량과 가옥이 피해를 봤다”며 “소방 당국이 석유 탱크 일부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화 중”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 아람코와 중국 시노펙의 합작 법인인 아람코시노펙 시설도 일부 타격을 입었다. 아람코시노펙 측은 “정유 공장에 대한 공격은 생산을 일시적으로 감소시켰다”며 “원유는 재고에서 보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멘 반군은 전날과 이달 초에도 사우디 정유시설을 공격했고 향후 추가 공격도 예고해 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달 말을 향해 가면서 유가는 상승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도 살피고 있다”며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여파로 인해 주요 석유 수입업체들은 생산업체에 생산량을 늘릴 것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추이. 단위 배럴당 달러. 한국시간 21일 오후 2시 현재 108.09달러. 출처 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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