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젤렌스키, 영국 하원서 화상연설...“끝까지 싸우겠다”

입력 2022-03-0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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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외국 정상으로는 첫 하원 연설
우크라 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 재차 촉구

▲영국 런던 하원 의원들이 모여 화상으로 진행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하늘에서, 바다에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BBC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하원에서 화상으로 연설하면서 영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면서도 더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옆에 세워둔 채 국방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화면에 등장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어로 연설했고, 영국 의원들은 헤드셋으로 실시간 통역을 들었다.

이날 연설은 화상으로 진행되긴 했으나 외국 정상이 영국 하원에서 연설한 것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처음이다. 연설이 시작되기 전과 연설이 끝난 후 모두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쳤다.

▲영국 런던 하원 의원들이 모여 화상으로 진행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이 나치 독일에 대항했던 것과 비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치가 당신의 나라를 빼앗으려 했을때 여러분도 나라를 잃기를 원하지 않았기에 싸워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늘에서, 바다에서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해당 발언은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1940년 6월 프랑스 북부에 고립돼 나치 독일군에 전멸당할 위기에 몰렸던 영국군과 프랑스군 수십만 명을 무사히 철수시킨 뒤 하원에서 했던 유명한 연설을 인용한 것이다.

젤렌스키는 이날 연설에서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햄릿'의 명대사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도 인용하며 우크라이나는 "살기"(to be)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한 영국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우크라이나 영공에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또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15명이 넘는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러시아의 전쟁 범죄 가능성을 조사하기로 결정한 것은 희망을 품게 한다고 말했다.

그간 외국 정상은 주로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연설했기 때문에 영국 언론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연설을 "역사적"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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