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머니’ 기대는 작고 ‘스미스 부인’ 불안은 큰 상황

입력 2022-03-0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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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 부인(북미계 자금)’에 대한 우려와 ‘오일 머니(중동자금)’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상황에서 금융투자업계는 불안에 떨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스미스 부인이 짐을 싸면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불안감이 감돈다. 100달러를 넘어선 유가를 실탄으로 장착한 중동계 자금도 기대할 수 없다.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국부펀드들이 적잖은 손실을 본 탓이다.

◇북미자금 이탈 우려...원·달러 환율 급등= 당장 국내 주식시장에 가장 크게 발을 담그고 있는 스미스 부인의 이탈 우려가 커졌다.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1월중 외국인투자자 증권매매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미국, 캐나다 등의 북미계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400억 원을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자면, 13.1%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2조670억 원(15.8%)을 사들였던 것에 비해 무려 270억 원이나 줄어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1월에는 연준의 통화 긴축,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의 대외 악재로 코스피 지수가 폭락했다. 1월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10.56%나 떨어졌다.

문제는 연준의 통화 긴축과 금리 인상 기조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악재는 더 커졌다. 원자재 가격은 치솟고 각종 제재로 세계 경제 저성장까지 결합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고조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연준은 오는 15~16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2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이달 금리를 0.25%p 올리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게 된다. 반대로 원화 가치는 떨어져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떠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심리적 지지선인 1200원을 돌파한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이 지속하는 한 달러화 강세가 진정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짚었다.

◇대러 제재에 중동 국부펀드 손실...“백기사 못 될 듯”= 유가 급등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중동계 자금도 국내 주식시장의 구원투수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낮다. ‘2022년 1월중 외국인투자자 증권매매동향’에 따르면, 대표적인 오일머니인 사우디와 쿠웨이트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5%, 0.3%로 집계됐다.

중동의 국부펀드들이 대러 제재로 손실을 봤다는 점도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부펀드 정보제공업체 글로벌SWF의 자료를 인용해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QIA)이 올해 러시아 투자로 64억 달러(약 7조730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글로벌SWF에 따르면, 같은 기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도 6억 달러(약 7222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 쿠웨이트의 쿠웨이트투자청(KIA), 바레인의 뭄탈라카트 등도 러시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갖은 악재에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2600선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와 강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며 “경제지표 부진,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가세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3월 초중반까지는 증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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