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국민주’ 삼성전자의 배신…7만전자마저 깨지나

입력 2022-03-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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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상대주가 추이
‘국민주’ 삼성전자가 연일 내림세다. 높아진 실적 추정치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7만전자(주가 7만 원대)’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추락은 코스피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10.47% 내렸다. 이 기간 코스피도 -10.96% 떨어지며 비슷한 수준의 낙폭을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긴축, 우크라이나 사태 등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들이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하락 폭이 다소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높아지는 실적 추정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한 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313조8758억 원, 영업이익 59조7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매출액 279조 원, 영업이익 52조 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실적을 견인할 메모리 반도체 업황도 생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키옥시아의 생산 차질 여파로 낸드 가격이 3월부터 반등하고, D램 가격은 2분기부터 상승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여전히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국제 유가의 가파른 오름세다. 원가 부담이 커지면 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배럴당 130.5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2005년 이후 WTI 가격이 100달러를 웃도는 국면에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이 전 분기 대비 -4.0%포인트 하락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더구나 원자재 가격 상승은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인다. 각국 중앙은행은 불붙은 물가를 잠재우기 위해 긴축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경기 침체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란 쉽지 않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무리 수요와 투자가 견조하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해도 결국 지정학 이슈가 모두 삼켜버린 상황”이라며 “펀더멘털이 주가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지정학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급난 우려도 여전하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희귀가스의 상당량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4개월 치의 희귀가스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수급 차질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지속되며 전반적인 경제 재개가 지연돼 글로벌 테크 수요 급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충분한 안전 재고를 지닌 원재료마저 수급 차질이 발생해 생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주가가 내려갈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며 하방을 지지했던 개미들의 매수세도 약해지고 있다.

‘반도체 겨울론’이 확산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크게 흔들렸던 지난해 3분기(7~9월) 개인은 삼성전자를 9조 원 가까이 담으며 압도적인 ‘사자’ 행진에 나섰다. 그러나 올해 들어선 두 달 남짓한 기간 동안 3조2101억 원을 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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