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바이든 행정부, 러시아 석유 대체 위해 베네수엘라 접촉”

입력 2022-03-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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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소식통 인용해 보도
주말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서 양국 실무자 대면 회의
2010년부터 앙숙관계, 바이든 정부 들어 분위기 개선
러시아 석유 끊어 국제사회서 고립시키려는 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 집무실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앙숙 베네수엘라와 접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정부 관리들이 러시아산 석유를 대체할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 관리들과 만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미국 관리들은 주말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베네수엘라 관리들과 보기 드문 대면 회의를 시작했다”며 “이들은 베네수엘라 원유를 공개된 원유 시장에서 다시 공급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그간 앙숙 관계였다. 관계 악화는 2010년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자국에서 벌어진 쿠데타에 미국 정부가 개입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사범으로 기소하고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했고,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과 단교를 선언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 들어 10년 만에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가 임명되고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제재가 일부 완화하는 등 양국 관계도 개선되고 있다.

미국이 석유 수출과 관련해 베네수엘라에 손 내민 것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기 위함이다. 미국과 유럽이 의존하는 러시아사 석유를 베네수엘라산 석유로 대체해 러시아를 고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제재 완화 속에 석유 공급을 하루 76만 배럴까지 늘렸다. 하지만 여전히 1990년대 생산량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베네수엘라는 제재가 추가 완화하면 하루 최대 120만 배럴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이날도 퀸테로 베네수엘라 석유협회 회장은 “베네수엘라를 고려하지 않고 어떻게 석유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라며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수출을 중단하는 것에 무게를 두는 만큼 베네수엘라가 러시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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