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전문가’ 모셔라…3월 ‘ESG’ 주총 화두로

입력 2022-03-0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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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ㆍ삼성전기ㆍLG디플 등 환경 분야 석학 사외이사 영입

▲삼성전자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선보인 ESG 존. 삼성전자는 삼성 제품의 포장재인 에코패키지로 나무를 만드는 등 전시장을 꾸몄다. (사진=삼성전자뉴스룸)

국내 주요 상장기업들이 환경 분야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에 나서고 있다. ESG가 기업들에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기업들의 사외이사 구성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한화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석좌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할 예정이다.

한 교수는 청와대 대통령실 환경비서관, 한국환경연구원(KEI) 부회장, 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 등으로 활동해온 환경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현재는 한국환경한림원 정회원 등을 겸임하고 있다.

한 교수는 KEI에서 대기오염관리, 유해화학물질 관리, 기후변화, 에너지 분야 등 다양한 연구사업의 책임을 맡아왔다. 1990년대에는 자동차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천연가스 버스 보급에 대한 연구를 해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ESG 분야 사외이사 강화 움직임은 삼성 계열사에서 두드러진다. 삼성전자와 같은 날 주총을 여는 삼성전기는 이윤정 김ㆍ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한다. 이 변호사는 환경부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다. 현재 환경부 고문 변호사, 한국환경법학회 부회장,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 등의 역할도 맡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최 교수는 환경부 중앙환경정책위원회 위원, 산림청 산림복지심의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강정혜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한다. 강 교수는 한국환경법학회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GS건설은 이호영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를, 아모레퍼시픽은 김종대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를 영입한다. 이 교수와 김 교수는 각각 연세대 ESG·기업윤리연구센터장, 인하대 지속가능경영연구소 ESG 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 밖에 SK디앤디는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를, 고려아연은 환경부 환경정책 실장을 역임한 이민호 법무법인 율촌 ESG센터장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한다. 동부건설은 백규석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겸임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백 교수는 한국수자원공사 ESG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기업들은 ESG 강화를 위해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뿐만 아니라 조직개편도 단행한다. 현대백화점은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내 위원회에 ESG 경영위원회를 추가하기로 했다. 코오롱인더는 ‘친환경 제품과 그 관련 제품의 연구, 제조 가공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회사 측은 “ESG 경영 및 친환경 사업 강화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의 ESG 경영 변화는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ESG에 접근했다면 최근엔 더 구체적이고 실무중심적으로 ESG 활동에 나서고 있다. ESG가 기업 경영의 중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기업의 가치평가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환경 안전은 경영 리스크로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환경 안전 비용도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ESG 점수가 높은 기업들이 현금흐름할인모형(DCF)을 활용해 산출한 내재 주가 상승률도 높다”며 “ESG는 현금흐름을 통해 기업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 79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ESG 등급은 BBB로 전년 BB 대비 1단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A등급 이상 비중이 15%포인트 늘어나고, BBB 이하 등급은 모두 줄어들어 전반적인 개선을 이뤘다. 등급은 AAA부터 CCC까지 총 7단계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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